brunch

매거진 백반 마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롱이 Feb 13. 2024

모둠회를 먹기 전에 배가 불러 버렸다?

동해바다샵1971은 강릉 송정주공아파트 부근에 있는 횟집이다. 1971은 남사장님의 생년이다.


수산물에 대해 오랜 경험과 실력을 갖췄다. 철에 맞는 생선회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홍천 내면이 처가댁이다. 그곳의 식자재도 찬으로 오른다.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이 허투른게 없다.


땅과 바다의 먹거리, 임자를 만나다


친분 있는 남사장님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모둠회 코스 요리를 주문한다. 모둠회가 나오기 전 식탁에 기본찬이 차려진다. 아삭하고 상큼한 채소 샐러드로 먼저 입맛을 돋우며 찬들을 훑어본다.


명이나물 절임, 으깬 감자 샐러드, 멍게 특유의 향이 진한 부드럽고 시원한 맛의 멍게 젓갈, 통통한 굴젓, 오이지무침, 음나무 순, 씻은 묵은지, 짭짤하고 구수한 된장. 다진마늘. 고추 등을 넣은 양념장, 새우장, 피꼬막 장, 고추장, 간장, 쌈 채소 등 기본 밑반찬에 오이지를 넣어 만든 타르타르 소스를 뿌린 생선가스와 가자미구이 반찬이 더해진다.


즉석  은 생선회와 초밥, 튀김, 매운탕 등을 먹은 후 나오지만, 밑반찬이 워낙 좋아 미리 요청해 맛을 본다.


솥밥은 갓지어 따뜻하고 고슬고슬하다. 씹을수록 단맛이 연하게 느껴진다. 향도 구수하다. 삼삼하게 끓인 미역국은 허기진 속도 달래주고 하얀 쌀밥과도 궁합이 그만이다.


홍천 내면 처가에서 재배한 명이나물과 명이나물 장아찌가 보인다. 잎이 길고 좁다. 마늘 향이 난다고 하여 ‘산마늘’로도 불린다.


고랭지에서 키운 신선한 명이나물에 간장 달인 물을 넣어 숙성한 명이나물 장아찌다. 명이나물보다 마늘 향은 약해졌지만 졸깃하게 씹히는 식감은 더 좋다. 짭짤한 간장 맛이 스며들어 풍미를 더한다. 하얀 쌀밥에 얹어 먹거나 회에 싸서 먹어도 그만이다.


배추와 홍천 내면의 명이나물에 갓 지은 쌀밥을 올리고 밑반찬으로 나온 굴젓, 멍게젓갈, 쌈장을 얹어 싸 먹는다. 쓴맛, 단맛, 감칠맛, 짭짤한 맛, 구수한 맛과 식감이 풍성하게 입안을 가득 채우며 먹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홍천 내면에서 재배한 땅의 식재료와 바다의 식자재들이 남사장님의 연륜 있는 손맛을 만나 맛깔난 음식으로 재탄생하였다. 허투루 만든 게 없는 정성이 느껴지는 먹거리다.


배는 불렀지만 정성과 솜씨를 엿본 혀와 뇌는 모둠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포만감은 증폭된 욕망을 누르지 못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족처럼! 식구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