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삼탕은 청주 사직동 평화아파트 뒷골목에 있었다. 30년 전통의 식당으로 시어머니와 며느님이 함께 꾸렸다. 2층 주택 1층 내부를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했다.
2017년 청주 토박이 친구 소개로 처음 찾았다. 함께...
주택 골목 오른쪽으로 들어 가라는 표지판 하나만 있었고 건물에는 식당 간판 대신 조명판에 식당 정보만 흐르고 있었다.
찾기가 쉽지 않았으나 입소문이 많이 나 꾸준히 찾는 단골손님은 많았다.
양삼탕을 처음 맛봤고 친구와 함께 종종 들려 육개장, 양삼무침, 양삼머리모듬수육, 양김치만두 등도 먹었다.
2021년 겨울 들려서 친구와 함께 양삼탕을 먹은 게 마지막이었다. 2022년 11월 친구가 하늘나라로 간 이후 잊고 지냈다.
2025년 12월 곡성에 사시는 기복진 시인님이 청주 모임 때문에 오셨다. 청주에서 하루 숙박하시고 다음날 아침 연락을 주셨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금속활자로 인쇄한 흥덕사지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
사적 흥덕사지와 고인쇄박물관을 보고 점심을 함께 먹었다.
기복진 시인님 전화 통화 후 점심 식사할 곳으로 '양삼탕'집이 떠올랐다. 흥덕사지에서 멀지 않은 양삼탕을 찾는다. 4년 만이다.
양삼탕은 사직동 주택 재개발로 운천동 기아 직지 대리점 뒷골목으로 옮겼다. 3층 새 건물 1층에서 영업 중이다.
출입문에 '매주 토요일 쉽니다'란 글이 쓰인 종이가 붙어 있다. 뒤돌아서려다 내부에 불이 켜져 있고 출입문도 열려있어 영업 여부 확인차 출입문을 밀고 들어간다. 주인 할머님이 안에 계신다.
"영업하시나요?"
"네. 앉으세요."
"밖에 붙은 종이에 토요일에 쉬신다고 해서요?"
"토요일에 일 있으면 종종 셔요."
자리에 앉아 양삼탕을 주문한다. 첫 손님인듯하다. 뒤로 중년 남자 손님들과 어르신 여러분이 함께 오셔 양삼탕을 주문한다.
시인님이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식사값을 계산하신다. 시집도 선물로 주셨는데 멀리서 오신 손님 대접을 못했다. 다음을 기약하고 고마움을 간직한다.
시인님과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는 사이 양삼탕 집 대표 음식인 한방 양삼탕 밥상이 식탁에 차려진다.
묵직한 뚝배기 위로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양삼탕과 따뜻한 공깃밥에 채 썬 대파, 깍두기, 배추김치, 오징어젓, 양 찍어 먹는 간장 양념장 등 찬들을 곁들여 먹는다. 단출하게 차려졌지만 부족함이 없는 밥상이다.
들깨가루, 볶은 굵은소금, 후추 등은 취향에 맞게 넣는다.
한방 양삼탕은 푹 곤 사골국물에 한우 양, 대추, 굵게 썬 마늘, 인삼 등을 넣어 끓인 탕이다.
연한 갈색의 한방 양삼탕 국물을 호호 불어 맛본다. 삼삼하다.
볶은 굵은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국물만 몇 술 떠먹는다.
짜지 않은 깔끔한 국물에 고소한 풍미가 조금씩 우러나오며 지복점을 찾는다.
소금은 맛의 모든 것을 바꾸며 조화를 이루게 하는 가장 강력한 맛 성분이다.
좋은 식재료를 시간과 정성으로 우려낸 국물에 소금이 더해지며 식품첨가물은 흉내 내기 어려운 깊은 맛으로 입안이 흥건해진다.
젓가락으로 바꿔 잡고 국물 머금은 소 양을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촉촉하고 졸깃한 질감 뒤로 여린 감칠맛이 스친다.
대추, 굵게 썬 마늘과 인삼 등도 국물과 따로 함께 먹는다. 다양한 리듬감과 향, 맛이 뒤섞이며 입안이 기껍다.
밑반찬도 곁들여 먹는다. 배추김치는 새곰하고, 국물 음식의 홀맺음 찬인 깍두기는 시원하고 아삭하다.
오징어젓에 신선한 양파, 매운 맛 적은 고추 등을 넣어 무친 양념 오징어젓은 쫀득한 오징어젓의 감칠맛에 달금한 양파가 시원하게 씹힌다. 맵지 않은 고추도 제 식감을 낸다.
간이 알맞은 양념 오징어젓을 소 양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하얀 쌀밥에 얹어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밥 한 술 한 술이 흐뭇하다.
국물과 건더기를 먹다가 밥을 말아 먹는다. 받침대에 뚝배기를 걸치고 마지막 남은 국물과 밥알을 훌훌 넘긴다.
시간, 전통, 정성이 담긴 한 그릇에 육체적인 포만감과 정신적인 흐뭇함이 포개진다. 흘러내린 땀을 닦는다.
4년 만에 찾아 하늘나라로 간 친구와 함께 맛본 추억의 맛을 불러낸다.
맛은 추억을 남기고, 또 다른 추억은 맛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