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개미식당은 강릉중앙시장 부근에 있는 보리밥집이다. 입심 좋고 푸근한 인상의 중년 여사장님이 운영한다. 30여 년 가까이 영업 중이다. 가게 앞 진열대에,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도 판매한다. 자연산 메뚜기가 눈에 띈다.
보리밥정식과 백반정식 두 가지 메뉴를 파신다. 밥솥에 보리밥과 쌀밥이 있는데 모자라면 더 가져다 먹으면 된다. 감자 보리밥 퍼 주시고 달걀프라이 하나 부쳐 준다. 메뉴판에 있는 안주? 는 시장이 가까워 원하는 재료를 요청하면 해주셔서 안주? 이다.
어린 시절 가을 벼 수확기가 가까워져 오면 온종일 친구들과 이 논 저 논 다니며 메뚜기잡이를 하곤 했다. 잡아 온 메뚜기를 드리면 어머니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 후 소금 살짝 뿌려 볶아 주셨다. 따뜻할 때 먹어도 맛깔났지만, 다음날 식은 메뚜기볶음을 라면 봉지에 담아 심심할 때마다 빼 먹던 맛도 각별했다.
식욕이 왕성한 메뚜기는 벼잎을 갉아 먹어 농부에겐 벼농사의 천적이지만, 어린 시절 나와 친구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군것질거리였다. 추억 속에서도 잊히고 있던 맛이었다.
일전에 보리밥을 맛나게 먹은 강릉 식당 앞에서 말린 메뚜기를 본 기억을 찾아 다시 들렸다. 여사장님께 메뚜기 있는지 여쭤본다. 강릉 지인분이 유기농 논에서 직접 잡아서 준다는 자연산 메뚜기를 제철엔 말린 걸 판매하며 나머진 냉동 보관해 둔다고 하며 보여준다.
맥주에 메뚜기볶음을 주문한다. 여사장님이 달궈진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메뚜기를 넣어 달달 볶아 준다. 메뚜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소금을 약간 뿌려 간을 하고 깨를 뿌려 내준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딱 그 모습과 맛이다. 기억의 맛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소중한 옛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해준 별식이다.
여사장님이 메뚜기볶음에 채 썬 청양고추를 넣어서도 내준다. 통통한 메뚜기 맛을 본다. 바싹하게 씹히는 식감이 그만이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에 청양고추의 맵고 칼칼한 맛이 더해져 입안이 흐뭇해진다. 메뚜기 잡던 동심(童心)으로 이끄는 추억의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