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렴
내 친구 리트리버 <로키>가 이사 간다
난 동물들이 좋다. 그들과 교감하는 게 참 좋다. 하지만 지금은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다.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지 잘 알고 또한 끝내 헤어짐의 아픔을 견뎌내야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운 걸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단지 내 모든 고양이 강아지들이 내 친구가 되었다. 물론 쌍방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강아지들의 경우 쪼꼬미들은 의외로 앙칼지고 까칠해서 그냥 나도 마음을 주지 않는다.
작년부터 성장과정을 함께해 온 <로키>라는 이름을 가진 이웃 리트리버가 있다. 한 달 정도 된 리트리버를 분양받아 온 모습부터 함께해서 일 년 넘게 동네 이웃으로 매일 인사하며 지냈다.
꼬맹이때는 늘 안고 다녀서 왜 강아지를 걷게 하지 않고 안고 다니냐고 물으니 요 녀석이 걷기를 싫어한다고.. 참나 걷기 싫어서 산책을 사람한테 안겨서 하는 강쥐는 처음 봤다.
그런 유별난 녀석이 어느새 일 년이 지나 덩치가 나보다 커졌고 그 집에서 지내기엔 공간이 너무 답답해 보였나 보다.
집을 알아보는 건 알았지만 우리 집에서 차로 40분 이상 가야 하는 곳으로 곧 이사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단지 안에서도 집을 보고 다녔기 때문이다
살짝 깨물기를 좋아하는 요 짓궂은 녀석을 이제 못 보게 된다니 우리 집에서 내가 키운 아이도 아닌데 너무 먹먹해진다.
아침마다 만나면 쓰다듬어주고 얘기도 하면서 교감을 나눴는데 떠난다니.. 아주 친한 친구가 떠나가는 기분이 든다.
나를 보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는데 나를 만나면 꼬리가 떨어질 듯 흔들어대며 반겨줬는데..
<로키> 잘가..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꼭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