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시꽃

세월호 11주기를 추모하며.시노래2(작시 권이근, 작곡 이재윤)

by 가분가분

아, 까시꽃

- 2014년, 바다가 되어버린 딸에게


기억하니, 내 딸

새하얀 포도

네가 아주 어릴 때 그랬잖아

꿀맛 나는 하얀 포도가 있다고

난 잊을 수가 없어

모기도 파리도 없던 연둣빛 5월에

온 숲 그득했던 아카시아 꽃향기를

근데 있잖아!

이제 아카시아 꽃이 아니고 아까시꽃이라고

사람들이 자꾸 내가 틀렸다는구나

처음엔 그냥 잘못 불렀던 거구나, 했는데

이상하게 아까시꽃이라는 말이 나오질 않는 거야

그래서 억울한 이 느낌, 넌 알 수 있지?

놀라운 건 사람들이 아까시꽃이라 부르면서

꽃향기가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어

벌도 유혹하지 못한 채 누렇게 바래가는 꽃,

송이송이가 비릿한 세상에 뭐가 그리 급한지

순식간에 검푸르러지는 5월인데

딸아, 네가 있는 그곳에

아카시아 꽃은 피었는지 궁금하구나

딸아, 내 딸아, 네가 사는 그 하늘엔

아카시아 꽃이 피었는지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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