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Carly Rae Jepsen
라디오에서 종종 흘러나온 덕분에 자국 싱글 차트인 캐내디안 Hot 100에서 36위까지 올랐고, 캐내디안 라디오 뮤직 어워드에서는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소소한 히트를 거둔 곡이다. 그리고 듣다 보면 앨범에서 거의 유일하게 상업적 성과를 거둔 것이 이해가 간다. 풋풋하게 부르는 벌스와 향긋한 가성이 돋보이는 훅의 대비가 노래에 서늘하면서도 오묘하고 신비롭기까지도 한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노을이 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서서히 가로등이 켜질 이른 저녁 무렵의 공기가 노래 안에 감돈다. 보컬이 층층이 겹쳐지는 후반부의 뒤를 잇는 짧은 신디사이저 리프,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아웃트로의 베이스는 감성적인 노래에 뻔하지 않은 마무리로 노래를 흥미롭게 끝낸다.
가사에서 다루고 있는 얘기는 지금 그녀의 노래보다 조금은 더 복잡한 심리를 보여준다. “오늘 밤 남자들이랑 놀러 가지마/네가 뭘 할지 생각하며 한숨도 못 잘 거야/오늘 밤 여자들이랑 놀러 가지마/네가 누구랑 잘지 생각하며 술을 잔뜩 퍼마시게 될 테니까.” 그 누구보다 강하게 사랑하고, 길게 관계를 맺고 있는 연인에 대한 마음이 빚어내는 작은 불안이 보인다. 믿지 못해서라기보다는 너무 좋은 사람이기에 자신의 곁에만 딱 붙어있길 바라는 일종의 질투심과도 같은 심리, 그런 혼란스러운 마음이 잘 느껴지는 곡이다. 살짝 감정적이면서도 강하게 터져 나오지 않은 채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듯한 칼리 레이 젭슨의 목소리가 이런 분위기를 심화시키며 잘 표현해주고 있다.
(원 게시일: 21.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