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by Doja Cat
팝은 힙합이 되어가고, 힙합은 팝이 되어간다. 아리아나 그란데를 필두로 저스틴 비버 등의 다양한 팝 아티스트들이 트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 반면, 드레이크가 꾸준히 밀어붙이던 멜로딕 랩은 포스트 말론을 만나 본격적인 유행을 이루기 시작했다. 스트리밍이라는 플랫폼이 대거 성장함에 따라, 플레이리스트 한 틈에 들어가 이지리스닝 가능한 멈블 음악이 주류를 이루게 된 덕분이다. 거기에 더해 틱톡 앱에서의 인기가 차트 상승을 견인한 것까지 고려하면, 천천히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순위를 올리고 있는 도자 캣의 “Say So”는 플랫폼의 힘과 트렌드 파악 능력이 제대로 터진 예시다.
착 감겨오는 훅의 멜로디는 곡에 참여한 인물이 닥터 루크 라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 당연한 결과물이고, 미드 템포에 맞춘 기타/디스코 사운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복고 유행에 편승하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노래는 포스트 말론과 스웨이 리의 히트 싱글 “Sunflower”의 딸처럼 느껴지기도 하면서, 여성 래퍼의 팝 스타일 트랙이라는 점과 중간에 들어간 허스키한 랩 벌스를 듣고 있으면 차분히 가라앉힌 니키 미나즈의 초기 히트 싱글들을 떠오르게도 한다. 지나치게 반복적인 코러스가 쉽게 질리는 느낌을 주기도 하나, 그것을 제외하면 큰 흠결은 없다. 사실상 독창성은 부재하지만, 이제는 기존의 소스들을 잘 버무려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도 중요한 시대다.
(원 게시일: 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