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by Carly Rae Jepsen
참으로 하이틴 감성이다. 서로에게 연인이 있음을 굳이 말하지 않은 채 클럽에서 처음 만나 어울리는 두 남녀를 다룬 가사는 미국 청춘 드라마의 한 장면을 그대로 따온 것 같다. Kiss 앨범 자체가 그렇듯 이 싱글 또한 “Call Me Maybe”로 혜성처럼 등장한 2012년의 칼리 레이 젭슨의 이미지에 묻어가는 참으로 손쉬운 전략을 따르고 있지만, 쨍한 신스 사운드와 그루브가 넘실대는 기타 음이 합쳐진 리프와 함께라면 말이 좀 달라진다. 물론 노래의 근원은 라디오 친화적인 메인스트림 팝이지만, 절묘하게 80~90년대 디스코 음악의 포인트를 공수해 온 이 트랙은 분명 가볍긴 하나 그렇다고 마냥 흘려보낼 곡은 아니다.
물론 적극적으로 80년대 황금기의 팝을 현대로 끌고 온 그녀의 다음 앨범만큼은 아니었지만, 이런 약간의 복고적인 특색은 3년 후 발매한 E•MO•TION 앨범의 초석을 보는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네온으로 치장된 롤러장에서 흘러나오기 딱 적절한 노래다. 그리고 프로덕션을 떼놓고 보더라도 나름의 즐길만한 거리가 있다. resist와 risk, undeniable과 unreliable, sentimental과 detrimental을 사용한 라임은 세련되진 않더라도 입에 잘 달라붙으며, 상큼하게 터져 나오는 칼리 레이 젭슨의 신선한 음색은 달콤한 노래를 잘 코팅한다. 차트 40위권 안에는 충분히 들만했는데, 86위라는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쓸려나간 것이 조금은 이해가 안 되는 싱글이다.
(원 게시일: 2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