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너무 어색했어요. 상담 중에 말투를 바꿔 말해보는 상황극을 했는데, 입 밖으로 내뱉는 그 말들이 다 '내 말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낯설고 민망해서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어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아, 이건 생각보다 훨씬 더 연습이 필요한 일이구나.”
그래서 말투에 관한 책을 찾아보다가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를 읽게 됐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말투 몇 개 바꾸면 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깊었습니다.
저자는 무용을 전공했지만, 쇼호스트를 거쳐 세일즈 강사가 된 분이에요. 계기는 놀랍도록 단순했어요. 친구가 “넌 그냥 말만 안 하면 괜찮을 것 같아”라고 했대요. 그 말이 너무 충격이라, 스스로 바꾸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책 전반에 인간 심리에 관한 용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심리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단순한 스킬이 아니라 말이라는 도구로 심리를 설계하려 했던 저자의 시도가 인상 깊었어요.
특히 이 말이 기억에 남았어요. “내가 하는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는다.”
아, 그래서였구나. 제가 핸드폰 뒷면에 ‘예쁜 말 쓰기’ 스티커까지 붙여놨던 이유가. 사실 바꾸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리고 그 방법을 배우고, 연습하고, 말할 수 있는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걸 이제서야 실감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GPT를 활용해 저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말투 버전을 뽑아볼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단지 책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써볼 수 있는 대화가 만들어졌다는 것. 그게 제일 좋았어요.
말투는 결국 심리입니다. 말투를 바꾼다는 건, 상대의 마음을 얻는 방식을 배우는 일이고, 어쩌면 내가 나에게 먼저 친절해지는 연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