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1 - 기상의 순간

파란의 첫번째 특성

by 삼삼

소수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소수민국. 파란 공간 안에 우울의 감성이 안식을 취한다. 현실의 아픔, 상처, 부정의 모든 것을 가지고 파랭이에게 내던진다. 파란은 물결을 일으켜 감정의 모든 것을 흘려보낸다. 수신자 없는 바다에 그저 고요히 떠다니도록 한 사람의 마음을 편안히 끌어안는다.

어둑한 새벽이 고개 드는 태양에 산속으로 서서히 사라진다. 어둠의 적막이 빛의 평안함으로 전환되는 바다는 하늘이구나. 난다는 건 헤엄치는 것. 수영(swim)이 날개짓(swing)이라 공기와 물은 공통점을 갖는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의 하늘에서 푸르름의 희망을 안고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몸이 가라 앉았다.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막연한 불안감에 잡생각이 많아졌다. 새벽 5시 잠에서 깨어 다시 잠을 청했음에도 개운한 기상을 하지 못했다. 막연한 긴장에 마음이 불안해진 것. 대부분의 직장인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어 출근길의 압박을 가진 것도 아닌데 하루의 완벽을 가지려 했나 보다.

우울한 고요를 스스로 만들어 낸 아침의 시간. 불안의 파동이 마음에 울리면 고요함은 한순간에 쓰나미가 된다. 대피할 새 없이 우왕좌왕하다 결국 망망대해의 막연함으로 떠내려간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란 생각은 미해결의 문제를 방치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 마음에 계속 담아두며 막연한 불안을 지속시키고 있었다. 기상 직후의 불안함은 어쩔 수 없지만 잠을 깨며 해소 시킬 수 있는 부분은 시도 조차 하지 않음은 생각해 볼 사항이다.


짙은 파랑이 옅어지며 어제의 모든 감정을 날려 보낸다. 기억은 백지가 되어 하루의 새로움을 쓴다. 온갖 잡다한 생각, 마음에서 순수의 한가지에 몰입하도록 공간의 공기를 변화한다. 창문을 열어 한밤에 쌓인 감정의 먼지들을 떠나 보낸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만들어졌다. 계획된 시간대로 아니, 나의 감각에 의지한 목적지 없는 여정을 떠난다. 글감을 사냥하기 위한 발품 팔기, 매일 다른 공간에서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해 마음의 자유만 남긴 채 모든 현실을 격리시켰다.


아침 운동을 했다 안했다를 반복했다. 온몸의 순환이 활성되고 안되고에 따라 하루의 컨디션이 달라진다. 아침 시간을 잡기에 가장 좋은 활동이기도 했다. 주로 30분 홈트를 하며 전신 운동 위주로 진행했다. 사실, 운동 안한 날이 많았다. 잡생각에 쓸데없는 강박에 자기합리화를 했다. 그냥 하면 되는데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안좋다고, 전날 과음했다고, 몸이 무겁다는 등 온갖 핑계를 댔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것도 한몫 했다. 일찍 일어나 부모님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며 운동에 대한 집중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현실의 격리로 마음의 자유를 얻기 위한 움직임은 생각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다. 손가락 하나 귀하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지겹도록 생산해낸다. 하루의 온전한 시간은 하나의 몰입을 위한 준비다. 계획은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다.


기상의 순간은 평화와 전쟁이 공존하는 초고속 카메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