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케의 연어초밥

타협하고 노력하는 청춘을 위하여

by 유진리

남동생의 부인, 내 올케는 스물여섯에 결혼했다. 그녀의 친구들 중에서는 빠른 축이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는 그녀의 직업군에서는 이례적인 일은 아니었다.


그녀는 ‘군인 아저씨’와 결혼했다. 둘은 동생이 군대에서 복무할 때 지역주민 겸 교회 신도로 만났다. 아직 고등학생이던 올케에게 군복 입은 동생은 그야말로 “아저씨”였고, 그 ‘아저씨’는 수능을 앞둔 올케와 연년생 동생에게 과외도 해줬다고 한다. 그녀는 결혼하고 나서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 한동안 동생을 ‘아저씨’라고 불렀다.


그녀는 채소와 나물 반찬을 잘 먹는 한식파였다. 날생선도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연어를 특히 좋아했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남편은 편식쟁이라 야채는 잘 먹지 않고, 날생선도 좋아하지 않았다. 연어는 마트에서 흔히 파는 생선이긴 했지만, 혼자 먹으려고 사기엔 다소 불편한 음식이었다. 며느리가 아들과 식성이 다르다는 걸 가엾게 여긴 우리 엄마는 그녀에게 가끔 연어 요리를 해줬다. 얇게 썬 연어를 돌돌 말아 양상추와 어린잎, 랜치나 요거트 드레싱과 함께 곁들여 샐러드를 만들거나, 식초 물을 만들어 연어 초밥을 쥐어 내기도 했다. 그녀는 잘 감탄하고 잘 표현하는 스타일이라, 엄마가 연어초밥을 만들었을 때는 “초밥을 집에서 만들어먹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여러 번 감탄했다.

그녀는 시아버지가 만든 빵이나 썰렁한 농담에도 식구 중에서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시아버지의 마음을 자주 흐뭇하게 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대학 졸업, 취업, 결혼, 출산, 육아의 코스를 공백 없이 착실히 밟았다. 대학 졸업 후 치르는 자격시험에 한 번에 붙었고, 인력 적체로 배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로 자리를 잡았다. 적당히 연애한 후 결혼하고, 신혼 1년차에 임신해 아이를 낳았다.


양가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느라 젊은 부부는 무척 노력했고, 몹시 고생했다. 동생은 이마가 3cm 후퇴하는 부작용을 겪었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힘들어서 살이 빠지는 덕분에 더더욱 날씬해졌다.


그녀는 나와 비슷하게 뭔가를 쉽게 시작하는 편이라, 아이를 재우고 나서 동영상을 편집해 아이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그녀는 집 근처 요가원에서 수련했고, 친구 따라 폴댄스를 등록해 봉춤을 배우러 꾸역꾸역 다녔다. 그리고 넷플릭스에 정착했다. 그녀는 나에게 종종 “이럴 땐 어떻게 하느냐”고 묻지만, 나는 주로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대답으로 일관해 미안하다. 나는 진심으로 모든 일에 열심인 그녀가 좀 느슨하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아이들을 데리고 만나 집 근처 잔디밭에 앉아있을 때, 그녀는 미혼인 친구들의 인스타그램은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싱글들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가고, 멋진 와인바에서 셀카를 찍어 올리고, 아이가 있는 친구들은 해시태그 ‘거실 전면책장’을 검색한다고 했다. 왠지 부러워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녀와 단둘이 밥을 먹은 적은 없다. 언젠가 근사한 일식당에 같이 가서 맛있는 모듬 초밥 코스를 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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