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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픽로그 K Nov 09. 2021

평양냉면보다 더 핫한 북한 신화

가볍게 읽는 한국 신화

에-하! 에픽레터 구독자들아 반가워. 나는 꽃 같은 20대를 우리나라 옛이야기 공부하며 보낸 에디터 K야. 갑자기 남들 축제 즐길 때 연구실에서 레포트 쓰던 기억이 나네. 축제 때 왔던 위너 라이브를 따라 부르면서 타자를 쳤지.. 이제 나한테 남은 건 30대에 얻은 흰머리뿐. 또르르.. 앗 잠깐 딴 이야기에 빠졌는데 다시 돌아와서, 앞으로 에디터 K가 너희에게 한국 신화, 옛이야기를 소개하려 해. 한국 신화 하면 단군밖에 모른다? 한국인인데 디즈니가 더 친근하다? 그런 구독자들 여기 모여서 내 이야기를 들어봐 리슨. 한번도 안 접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접한 사람은 없다는 옛이야기의 어마무시한 매력을 느끼게 해줄게� 에디터 K와 함께라면 너도 이제 진정한 한국인!


40도에 육박하는 더위� 더워도 너무 더운 올 여름 잘 지내고 있니? 쨍한 햇빛 밑에 서 있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냉면일 거야. 몇 해 전부터 북한 평양냉면이 주목받고 있어. 평양냉면 맛집을 찾아다니며 도장깨기 하는 사람도 많고 평양냉면을 주제로 하는 책과 방송도 많이 생겼지. 그런데 평양냉면보다 더 핫한 북한 신화가 있다는 거 아니? 오늘은 북한 신화 이야기를 해줄게.


북한 신화? 그게 뭐야?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주몽신화, 단군신화 배운 적 있지?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나라를 세운 사람들이 나오는 신화 말고, 오래전부터 무당이 하는 굿에서 불렸던 신화가 있어. 웹툰 <신과 함께>에 나온 강림, 성주신, 대별소별이 굿에서 불리는 신화 속 인물이야. 이런 신화는 지역별로 다르게 전해져. 남한에서도 서울, 강원도, 제주도에서 모시는 신이 다 달라. 북한 신화는 북한 지역, 특히 함경도 지역에서 전해지는 신화라고 생각하면 돼. 아무래도 이래저래 교류가 많으면 신화가 금세 사라지겠지? 그래서 자연이 험해서 다른 지역과 교류가 적은 곳에서 신화가 많이 전해져. 남한은 제주도, 북한은 함경도 신화가 특히 많아.


어떤 신들이 나오는데? 

아주 오랜 옛날 하늘과 땅이 붙어있던 시절에 세상을 만든 석가와 미륵, 결혼 첫날 밤 갑자기 죽은 신랑 도랑선비를 만나기 위해 손에 불을 붙이고 구멍을 뚫는 고통을 견디는 청정각시, 부인 명월각시 걸고 내기해서 쫄딱 망했다가 후회하고 정신 차리는 궁상이, 금기를 어겨 크게 화가 난 자연신 대망과 싸우는 붉은 선비와 영산 각시 등이 있어. 이중에서 붉은 선비와 영산 각시 이야기는 2019년 <붉은 선비>라는 제목의 국악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어. K도 직접 봤는데 아주 눈이 황홀했어. 보고 나서 흥이 올라 춤추면서 걸어 나온 건 비밀. 한복의 매력에 홀딱 빠져서 한복 사려고 검색도 해봤다구. 물론 너무 비싸서 바로 포기했지만..ㅎ


어떤 신들이 나오는데? 

아주 오랜 옛날 하늘과 땅이 붙어있던 시절에 세상을 만든 석가와 미륵, 결혼 첫날 밤 갑자기 죽은 신랑 도랑선비를 만나기 위해 손에 불을 붙이고 구멍을 뚫는 고통을 견디는 청정각시, 부인 명월각시 걸고 내기해서 쫄딱 망했다가 후회하고 정신 차리는 궁상이, 금기를 어겨 크게 화가 난 자연신 대망과 싸우는 붉은 선비와 영산 각시 등이 있어. 이중에서 붉은 선비와 영산 각시 이야기는 2019년 <붉은 선비>라는 제목의 국악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어. K도 직접 봤는데 아주 눈이 황홀했어. 보고 나서 흥이 올라 춤추면서 걸어 나온 건 비밀. 한복의 매력에 홀딱 빠져서 한복 사려고 검색도 해봤다구. 물론 너무 비싸서 바로 포기했지만..ㅎ


오 재밌겠다! 그런데 북한 신화라면서 어떻게 남한에서 전해지는 거야? 

남북 분단 이전 일제강점기 때 나온 책에 적혀 있기도 하고, 월남하신 무당들이 제자에게 굿을 전수하면서 신화가 전해지기도 해. 지금 이야기가 어떻게 전해지는지는 알 수 없어. 남한에서도 시간이 흐르면서 굿이 많이 사라지고 신화도 변했는데, 북한은 어떨지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하다.

<출처 : 대륙시대 망묵굿 2019 / 연극 붉은 선비 2019>


K가 25시간 동안 북한 굿 본 썰 푼다 

최근 북한 함경도 굿 전수자 이찬엽 박수가 25시간 동안 함경도 굿을 공연한 적이 있어. 너희는 처음 듣는 얘기겠지만 전석 매진일 정도로 핫했다구. 북한 굿 전수자가 드문데, 그걸 직접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K가 또 빠질 수 없지. 가서 25시간 동안 공연을 봤어. 관객도 무당도 모두 25시간 동안 깨어 있었는데 슬픈 내용이 나올 때면 무당도 울고 관객도 울었다. 우린 그때 미쳤었지. (아련) 이런 공연이 많이 생기면 좋겠는데 코로나라 공연이 없어서 아쉬워.


어때 북한 신화 이야기 재밌었니? 굿에서 신화가 전해진다는 거 신기했지? 최근에는 굿을 공연형태로 바꿔서 무대에 올리기도 하니까 관심 있다면 한 번 봐봐. 재밌었다면 다음 에픽레터도 기대해줘. 앞으로 에디터 K의 한국 신화와 옛날이야기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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