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만 사는 정아씨 Jul 02. 2022

2019년 3월의 일기

짧은 글 1

지나간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억이란 이름으로 미화된다.

추억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고 현재에 충실하자.


비록 지난 것들을 되돌아보며 마음이 아플지라도 

우리의 인생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2019.03.03



몇십 년을 지켜온 일상을 한순간에 깨버린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잔잔한 일상을, 익숙한 패턴을, 안전한 생활을 벗어나고 싶은 요즘.


나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해답을 찾았을 땐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나기로 했다.


2019.03.04



지구 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라는 존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내 주변인들도 다 지구의 티끌 같은 존재이다. 그러니 티끌 같은 그들의 어쭙잖은 참견과 가시 돋친 말에 상처받지 말고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가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산다고 해서 내일 지구가 멸망하지도, 세상 사람들이 다 내게 등 돌리지도 않는다.

매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끊임없이 물어보자. 남이 아닌 나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2019.03.05



우리는 단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다.

이 단순하고도 명쾌한 한마디만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오늘 길 한복판에서 싸웠던 것도, 즐겨 찾던 카페를 지나면 눈물이 났던 것도,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별안간 공허했던 것도, 누군가의 질문에 자존심이 상했던 것도, 메시지 하나에 가슴이 뛰었던 것도, 사탕을 사며 이유 없이 미소가 지어진 것도.

애써 이유를 찾을 필요 없이 너무도 간단하다. 우린 그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다.


2019.03.05




답답할 땐 무조건 걷기.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무작정 걷다 보면 혼자만의 세상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걷고 또 걷다 보면 미처 몰랐던 것이 보이고, 들리고, 느껴진다.

나는 왜 조금 더 친절하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다가가지 못했을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지만 인생에서 가끔씩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 나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것, 어렵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꼭 필요한 시간이다.


2019.03.06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가장 억울한 순간은 그런 몇일의 일탈이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힘들고 지친 순간이 오고, 인생의 아픔이 오는 순간이 있지만 우리는 그런 순간조차도 티 내지 않고 견뎌야 한다.

한없이 어렸던 그때, 

왜 우린 어른을 동경하고 그렇게나 어른이 되고 싶어 못 견뎌했었나. 


무엇을 위해서...


2019.03.07




인생에도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혹은 이 길을 가는 동안 어떤 장애물들이 있을 거란 안내만 있다면, 우린 이렇게 불안하고 힘들지 않을 텐데.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길에서 오직 확신만 가지고 걸어가기에 이 길은 너무 외롭고 두렵다.


2019.03.08



사랑이란 말없이 나란히 앉아 한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나에게 안정을 주는 것.

행복이란 마음의 짐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살아가는 것.

고로 사랑은 행복이며, 행복은 사랑이다. 

우리 모두 사랑하자.


2019.03.10



어렸을 땐 많은 울타리가 있었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혹은 어리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보호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책임져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대신해주지도, 보호해주지도 않는다.

나는 아직 부족한데 사람들은 내게 원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무언가를 선택하는 게 두려워졌다. 

그래서 난 그럴 때마다 선택에서 도망치고 책임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야 알게 됐다. 

두려워도 선택하고, 후회해도 또 선택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계속 쌓여 멋진 '내'인생을 만들어 준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시작하자. 당신은 오늘 어떤 선택을 할 것 인가.


2019.03.13




해가 지는 시간, 

노을 지는 이 시간이 제일 좋다.

아침엔 잠을 좀 더 자고 싶고, 낮에는 뭔가를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저녁이 되면 내일을 걱정하게 된다.


그래서 난 해 질 녘이 제일 좋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늘만 보고 있어도 되는, 스치듯 지나가는 짧은 이 순간이, 

제일 좋다.

여유롭다.

노을 진 지금 하늘.

2019.03.19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인생이 힘들수록 난 외력을 찾았는데 사실 정말 버티려면 내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었다.


2019.03.25



어렸을 땐 새로운 곳을 찾는 게 좋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마냥 좋았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것들에 치이고 나서야 깨달았다. 오래된 것들이야 말로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새로운 것은 눈만 돌리면 언제든,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쓰고, 공을 들여야 온전한 내 것이 된다.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고 했던가.

오래 보고, 마음을 써야 빛이 나는 것이었다.


2019.03.27

작가의 이전글 워홀 2년 차, 너는 호주가 왜 좋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