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건 사라지고 남는 건, 나의 기억뿐이다.
신발끈을 잘 묶지만 방법을 하나밖에 모른다.
세탁실에서 매일같이 담배 냄새가 나, 엄마는 매번 범인을 추정하지만 나인지 아빠인지 확실히는 모른다.
아직도 우리 집은 내가 짱구 보는 걸 싫어한다.
몇 년 동안 꿈에 나오지도 않던 쿠키가 처음으로 꿈에 나타났다. 많이 말랐고 털도 부시시했다.
잠에서 깨어난 내얼굴은 눈물 범벅이었다. 건강했더라면지금이었나보다.
쥐덫에 쥐가 걸려들었다. 쥐는 풀어주면 냄새를 기억해 다시 그 장소로 돌아온다고 하여 다들 죽이라고 했지만, 끝내 나는 못 죽였다.
어릴 적 살던 곳을 갔다. 페인트칠만 약간 벗겨졌을 뿐 건물과 분수대는 그대로였다. 다만 나무들과 눈에 익던 사람만 바뀌었을 뿐.
눈엣가시였던 독서실 아이들이 수능날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나는 자리에 앉아, 공명만 느끼고 있었다.
9년 전 바티칸에서 써 두었던, 나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보았다. 여망에 가득 잠겼던 나였지만 내용이 밝지 않았다.
세 달 동안 유럽에서 동거동락하던 시계를 발견하였다.지금은 깨울 수 없는 잠에 빠져 있다.
밤에 듣는 노래는 나를 우수에 젖게 만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