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병

by 유솜사탕

2월, 내가 얼마나 유약한지 깨닫게 되는 달.

매년 2월만 되면 묘하게 기분이 가라앉는다.

쉽게 우울해지고, 쉽게 아파진다.


4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구급차를 탔던 2022년 2월 22일의 기억에 갇혀있는 걸까. 이제 더 이상 그때의 내가 아니란걸 알면서도 자꾸만 '혹시...'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뇌경색은 5년 내 재발하는 환자가 2~30%라고 한다. 내가 70%에 속할 수 있겠지? 이제 1년 남았다!


뭐 최근 실제로 이래저래 몸이 안 좋긴 했으니 불안할 만도 하지만, 그래도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갈 일을 뭔가 좀 더 크게 느끼게 되는 달이랄까.


핑계 대기 좋아하는 내 마음은 '아, 2월이라서' 라는 나만의 얼토당토 않은 인과관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걸 '2월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 지금 왜 우울하지? 아, 2월이구나.
나 지금 왜 아프지? 아, 2월이구나.
나 지금 왜 힘들지? 아, 2월이구나.

불쌍한 2월은 매년 이맘때마다 내 모든 아픔의 원인이 되어 죄를 뒤집어쓰고 있다.

언젠가 나를 무고죄로 고발할지도 몰라.

나는 법정에 서서 '아냐! 모든 건 다 너 때문이란 말이야!' 라고 소리치다가 결국 2월의 무죄가 판명되어 끌려나갈지도 몰라.

사실 범인은 나인데, 그걸 알면서도 괜히 크게 소리 질러보는 거지.


왜 가끔, 가을만 되면 가을탄다면서 싱숭생숭해지는 사람들 있잖아. 난 그게 2월인 셈이다.


언제쯤 나을까, 나의 2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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