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많은 일을 계획하고 그 일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또 많은 일은 생각지도 못한 복병으로 인해 엉뚱한 방향로 흐르기도 하고 전혀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소속되어 있는 인문학 모임에서 2021년 책을 발간한 시인이 네 사람, 그래서 네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詩 콘서트를 열자는 계획이 오갔다. 작년의 일이다. 시절은 하 수상했고 그 계획은 자꾸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어제 그 계획은 실행되었다.
그런데 정작 네 사람 중의 한 사람, 당사자인 나는 그 행사장에 나타날 수 없었다. 나는 지금 코로나 확진을 받고 격리 중이다. 몸이 가지 못한다고 해서 마음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니 몸이 갈 수 없으므로 마음이 더 쓰였다.
행사를 준비하는 운영진과 세 분의 시인들과 콘서트장에 올 사람들에게까지 미안한 마음이 제일 먼저였고 안타까움과 속상함까지, 종일 마음이 뒤척였다.
그런데 저녁에 행사에 참여한 친구가 내 몫의 꽃바구니를 내밀고 갔다. 내가 나타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저 꽃바구니를 준비하신 그분의 마음이 읽혀 종일 뒤척였던 마음에 파문이 일었다. 잔잔하지만 멈추지는 않는.
일상의 잠시 멈춤, 그 속에 소소한 행복도 있다. 어제 아침 안방에 격리된 나에게 배달된 아침상이다. "내가 하지 않은 밥은 다 맛있다." 주부들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그 말에 진심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앉아서 받는 밥상은 그저 고맙고 또 맛있다. 두 딸이 차려주는 밥상에 미소 짓게 되고 감사하게 된다.
우리 앞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좋은 일이다'는 말에 저항하지 않으려 한다. 격리가 되면서 학교도 못 가고 독서토론회도 못 가고 詩콘서트에도 가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 좋아하는 일상들을 잠시 놓아야 했지만 또 저렇게 누군가의 마음이 내게 왔으니.
정현종 시인의 시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세상의 복병이 그런 인연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감사하게 하고 소중한 것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세상이 온통, 아우성이다. 그래서 나는 기도한다
지구별에 여행 온 모든 생명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