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는 도시/ 우석영/궁리
사람은 겉모습과 내면을 지닌 존재다. 겉모습만으로 나라고 규정할 수 없고 내면의 본성이나 의식만으로도 나라고 규정할 수 없다.
겉모습과 내면이 함께 아름다워야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듯 도시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이 책은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도시가 겉모습에 치중하느라 잃어버리게 된 것들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일깨운다.
산업화, 근대화, 경제 발전, 잘 살아 보세가 오로지 삶의 목적이던 시절, 도시의 외형을 바꾸고 커지고 웅장해지고 화려 해지는 것이 발전이라고 믿었고 성공이라고 믿었다. 모두가 릴레이 선수가 되어 한 방향으로 달렸다. 그런 과정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정당화되고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은 낙오자가 되었다. 개인의 실패를 사회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무능 탓으로 돌리며 사회도 가정도 그들을 외면했다. 도시는 분명 화려해지고 웅장해지고 커졌지만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정신은 피폐해지고 피로도는 점점 높아져만 간다.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의 아우성, 경제발전이라는 명분 하에 마구 파헤쳐진 자연의 아우성이 이 책에서 들리는 듯하다.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책이지만 내게는 글의 힘이 훨씬 강하게 와 닿았다. 그만큼 글이 단호하면서도 정확하게 핵심을 찔렀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꾸중을 듣는 아이처럼 내내 노심초사하며 읽었다.
겉모습은 쉽게 파악이 되지만 내면은 골똘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도시의 아름다움은 겉모습에만 있지 않다. 사람처럼. 너무나 명백하게 그 사실을 일깨워준 책이다. 도시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무엇에 가치를 두어야 하며, 겉과 속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나가야 하는지는 도시 속에 사는 우리 모두의 고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