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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05. 2021

마침내 하품,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2021년 5번째 영화


제목: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

감독: 안토니오 캠포스, 출연: 로버트 패틴슨(프레스턴), 톰 홀랜드(아빈), 세바스찬 스탠, 빌 스카스가드(윌러드), 엘리자 스캔런(리노라)

줄거리: 그의 헌신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그저 일어난 일이었을까.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 싶은 한 남자의 주변에 악한 자들이 들러붙는다. 도망갈 곳도 없는 작고 외딴 마을에서.


톰 홀랜드에 빌 스카스가드까지..! 배우 라인업을 보자마자 당장에라도 넷플릭스에 가입해 이 작품을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공부하는 게 있었으므로 릴렉스했다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다. 소재가 내가 흥미있어하는 소재라 기대하며 감상했다. 러닝 타임이 길어서 조금 지루한 감은 있었지만 인물 관계를 진짜 잘 엉켜놨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베트남 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윌러드는 카페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여 아빈을 낳는다. 윌러드는 원래 신앙 따위는 믿지 않는 사람이었느데, 아내가 암에 걸리고부터는 신앙을 맹신하게 된다. 그에 영향을 받은 아빈은 신앙을 믿는 척 하게 된다. 윌러드는 아내를 살려달라고 십자가에 빌고 빌었지만 아내는 죽고, 자신도 아내를 따라 죽게 된다. 혼자 남은 아빈은 할머니 댁에 맡겨져 크게 된다. 할머니 댁에는 한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 아이의 이름은 리노라이다. 리노라 또한 아빈처럼 고아이다. 아빈은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리노라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준다.

아빈과 리노라는 자라 어엿한 청소년이 된다. 아빈은 아버지와 있었던 경험때문인지 신앙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리노라는 신앙심이 지극한 할머니 덕분인지 신을 믿고 있다. 어느 날, 마을에 프레스턴이라는 목사가 새로 오게 되고, 그는 수려한 말솜씨와 설교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이 프레스턴은 목사의 탈을 쓰고 짐승의 짓을 하는 사람이었다. 엄마의 무덤에 앉아 울고 있던 리노라에게 접근해 몹쓸 짓을 한 뒤, 임신을 하니 애를 지우라고 한다.(으으, 쓰레기, 당신 테넷 그 분 맞냐고!) 결국 그 일로 죄책감을 가진 리노라는 자살을 하게 되고, 아빈은 동생을 자살로 몰아 간 프레스턴에게 복수를 하기로 한다.

왼쪽 사진에 이 두 남녀도 이상한 믿음?을 갖고 있다. 길 가던 사람들에게 히치 하이킹을 해주고, 으슥한 곳으로 유인한 뒤 이상한 사진을 찍은 후, 그 사람을 죽이는..? 그들만의 풍습(?)을 갖고 있다. 남자 말로는 죽음에 공포감을 느껴 울 때, 신에게 가장 가까이 닿는 것 같다고 한다. 이 둘은 아빈을 히치 하이킹 했다 떼죽음을 당한다.


오른쪽 사진에 남자 또한 이상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리노라의 아빠이기도 한 이 남자는 자신이 받은 은총으로 아내를 부활시켜본답시고 아내를 죽이고, 살아나지 않자 아내를 암매장해버린다.(그거 실험해보려면 자기가 죽지 왜 아내를?) 그 길로 친구까지 버리고 도망가던 남자는 왼쪽 사진의 두 남녀를 만나게 된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남자는 남자가 요청한 사진을 거절하자 그 길로 죽임을 당한다.

자신을 쫓던 보안관마저 죽이고 돌아오는 길의 아빈. 힘들고 지쳤던 아빈은 히치 하이킹을 해 신시내티로 향한다. 차에 타 하품을 아주아주 길게 하던 아빈은 잠시 눈을 붙이며 영화는 끝이 난다.


원작이 있는 줄 몰랐는데 원작은 영화보다 엄청난 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영화는 그 용량들을 담아내기엔 지루했는데,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영화가 재밌었던 점은 타락한 종교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에서도 문제가 되었지만, 전염병이 도는 데도 모이는 그들의 행태는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여기에 모이는 게 신의 뜻이라며 막무가내로 모이는데, 나중에 병에 걸려도 신의 뜻이라며 받아들일건가? 아무튼 제대로 타락한 종교의 이야기를 최대한 자극적이지 않게(?) 드러내주어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엉키고 설킨 인물관계도 재밌었다. 결국 주인공은 보안관과 아빈 아닌가..? 이렇게 둘이 붙이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건너건너 왔는가. 끊길 듯 끊기지 않는 불행의 고리가 결국에 끊겼을 때, 시원함을 느꼈다.


흥미진진했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아빈이 하품을 하는 장면 말이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도 하품 장면이 꽤 인상적으로 나오는 영화가 있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영화다. 거기서는 하품이 대비를 하는데, 자신의 딸이 죽었을 때에 장례식장에서 엉엉 울던 송강호가 다른 사람이 죽었을 적 장례식에선 하품을 한다. 아주 길게- 이 장면을 보면서 그 영화가 생각이 났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복수는 나의 것>하고는 의미가 좀 다르다. 마지막 장면은 아빈에게 되게 수고했다는 느낌으로 해주는 찬사 같달까..그동안 수고한 자신에게 주는 보상 같은 거랄까..되게 편안하고 나른한 느낌의 하품이었는데 내 느낌이 맞는 지 모르겠다. 아무튼 긴 러닝타임동안 흥미진진하게 재밌게 봤다.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 러닝타임동안 이만큼 끌어갔으면 엄청 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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