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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Feb 07. 2022

우리는 맛있게 먹고, 떠들고, 사랑한다,<멜로가 체질>

2022년 2번째 드라마

제목: 멜로가 체질

연출: 이병헌, 김혜영, 출연: 천우희(임진주), 전여빈(이은정), 한지은(황한주), 안재홍(손범수), 공명(추재훈), 윤지온(이효봉), 이주빈(이소민), 김명준(이민준), 한준우(홍대), 손석구(상수)

줄거리: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믹 드라마


두번째 보는데 왜 이렇게 재밌고, 설레고, 눈물 나지! 드라마 대사의 진부함과 흔한 장면들의 클리셰란 클리셰는 다 깨버린 이 드라마에 끌리지 않는 사람은 유죄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드라마의 시청룰이다. 이병헌 감독님과 배우들이 그 이유를 짚어주긴 했지만, 이 드라마의 팬인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2, 30대에만 맞추는 게 뭐 어때서! 2, 30대가 드라마 주 소비층이면서 가장 힘 있는 나이대인데! 다행히, 드라마는 종영 후에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다. 다행이다. 내가 아끼는 것의 진가를 뒤늦게라도 사람들이 알아봐 줬다는 것이. 


등장인물들의 매력은 하나하나 말하기 입 아프다. 그만큼 인물들의 앙상블이 엄청나고 중요한 드라마다. 또한 어떤 인물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짧은 대사 하나, 작은 행동 하나지만 임팩트가 있다. 그래서 작은 역의 배우라도 눈에 띈다. 이것이 이병헌 연출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어떤 인물도 매력 넘치게 표현하는 것 말이다.


왜 대본집을 내지 않는지 의문일 정도로 대사들이 신선하다. 신선한데 뉘앙스는 익숙해서 맛있다. 신선한데 익숙한 느낌은 뭐람?싶겠지만 이 드라마는 그걸 해낸다. 그래서 힐링되고 공감되는 대사도 참 많았는데 왜 대본집을 내지 않으시는 건지....제발...언제 출판하시나요....


오스트들도 드라마와 비슷한 결이다. 마음이 폴짝폴짝이고, 살랑살랑거리는 분위기에 딱인!(때문에 오스트는 알아도 드라마는 모르는 사람들이..크험...) 오스트의 가사들도 대사와 비슷한 결이다. 신선한데 익숙한 느낌이라 오늘 아침 읽은 기사의 한 구절 같은, 데자뷰 느낌. 좋다는 뜻이다. 멜로디 또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힐링되는 드라마와 오스트라면 드라마 정주행 뚝딱인 거 다들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이렇게 소중한 드라마를 조금 더 이따 꺼내야 하는 것이 아쉽다. 익숙한 맛은 까먹기도 쉽지만 불쑥 생각난다. 난데없이 생각나 내 오감을 자극해 그것을 만나기 전까지 어쩔 줄 모르게 만드는 것이 익숙한 것의 매력이다. 이 드라마는 내게 그런 존재이다. 야심한 시간에 생각나면 어쩌지? 나 달달함에 녹아내릴 수 있어...하지만 경계하지 않는다. 한번 쯤 져주는 게 이기는 것이니까. 익숙한 맛이 나를 지게할 때 즈음, <멜로가 체질>을 또 한번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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