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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Feb 07. 2022

살길 참 잘했다,<그냥 사랑하는 사이>

2022년 1번째 드라마

제목: 그냥 사랑하는 사이

연출: 김진원, 출연: 이준호(이강두), 원진아(하문수), 이기우(서주원), 강한나(정유진)

줄거리: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 드라마


드디어 올해 첫 드라마 완주! 올해 첫 드라마로 이렇게 따뜻한 드라마를 볼 수 있어 큰 기쁨이다.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나는 같은 일을 겪지 않았기에 드라마를 다 보고 난 지금도 어느 정도까지의 공감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에 감사한 건 사고 생존자 분들을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당연히 현실보다 순화되었다. 그렇지만, 드라마를 보며 생존자 분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며, 그 살아가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불쌍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


드라마를 보며 위로를 많이 받았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잊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내가 세상에 더 기대를 걸게 하는. 무너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무너지더라도 손잡고 꿋꿋이 일어난다고,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해주는 이 드라마에 어떻게 위로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캄캄한 현실 속에서도 빛은 비춘다고, 그렇게 믿고 싶어졌다. 아니, 믿는다.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있었고, 풀리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굳이, 마담과 이사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넣었어야 했나 싶다. 최대한 절제해 표현한 것 같았지만 달갑지 않았다. 풀리지 않은 것은 강두와 문수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아이스크림 가게 창을 통해 입술을 바르던 문수를 강두는 쳐다보는데, 왠지 아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또 아니었나보다. 후에, 재영이가 문수에게 우리 어디서 본 것 같다고 하는데, 거기서도 별다른 떡밥은 없다. 모르는 사이인데 그냥 혹한 걸까. 아무튼 정리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나도 어두운 기억이 있다. 한 때는 내가 만든 감옥에 갇혀 살았었다. 그러나 내게 다가와주는 사람이 있었고 이제는 그 사람들 덕에 살고 있다. 사람은 나를 괴롭게 하기도, 살리기도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이 드라마의 마지막 대사처럼 말하고 싶다. '살아있길 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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