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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Feb 10. 2022

너의 죄는 무조건 나보다 크다,<죄 많은 소녀>

2022년 6번째 영화

제목: 죄 많은 소녀(after my death)

감독: 김의석, 출연: 전여빈(영희), 서영화(경민 모), 고원희(한솔), 이태경(유리), 이봄(다솜), 전소니(경민)

줄거리: 같은 반 친구 ‘경민’의 갑작스런 실종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영희(전여빈)’는 가해자로 지목된다. 딸의 실종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경민’의 엄마,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하는 형사, 친구의 진심을 숨겨야 하는 ‘한솔’,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담임 선생님까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영희’를 의심한다. 죄 많은 소녀가 된 ‘영희’는 결백을 증명해야만 하는데...


전여빈 배우 팬인 나는 이 영화를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굉장히 찝찝한 영화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보고난 뒤의 느낌은 찝찝하다기보다는 답답했다. 누가 죽은 것은 확실한데, 그 잘못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넘기려다보니 그 마음은 더욱 커지고 커져 갑갑한 소용돌이로 분한다. 배우들 모두가 연기를 참 잘해, 그 답답함 어딘가에 나도 서 있을 수 있었다.

학원 앞 화장품 가게, 영희와 한솔은 치장을 하고 있다. 그때 짧은 머리의 한 여학생이 들어오고, 영희는 그 여학생의 눈치를 살피다 카운터로 향한다. 그것은 화장품을 훔치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렇게 셋은 지하철 역에서 다시 만난다. 우당탕탕한 하루가 흐르고 다음 날, 어제 함께 시간을 보낸 여학생인 경민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람들의 눈초리는 경민과 마지막까지 함께였던 영희에게로 향한다. 심지어, 한솔마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술을 한다. 어떤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이 미운 영희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경민을 찾아나선다.

경민의 엄마는 어디에 가는 듯 대형 텐트와 각종 먹거리를 사들고 어디론가 향한다. 사실은 어디 놀러가는 것은 아니고, 경민을 찾기 위한 수색 현장을 위한 것이었다. 경찰들에게 먹거리와 잘 곳을 제공하며 수사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경민이가 살아 돌아오지는 않는다. 오랜 수색 끝에 경민은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된다. 경민의 엄마 또한 모두의 시선이 향하는 영희에게로 눈길을 돌린다. 

경민의 장례식 날, 아이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채로 나타난 영희는 자신의 진술을 수정하겠다 말한다.

하지만 경민이까지 죽은 와중에 이게 다 무슨 소용이겠냐며 선생님과 형사는 영희의 진술을 듣지 않으려 한다. 그 길로, 락스를 마셔 목에 구멍을 내고 때문에 당분간 목소리를 쓰지 못하게 된 영희. 영희는 이것으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낸다. 그렇지만 경민의 엄마는 지속적으로 영희의 병문안을 오는 등 영희를 불편하게한다. 시간이 지나, 영희는 퇴원을 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학교로 돌아온 영희는 수화로 아이들에게 말을 하고, 아이들은 박수를 친다. 

며칠 전, 한솔에게 경민의 죽음의 진실에 대해 들은 영희. 어떻게 된 건지 관계가 회복되었다. 경민과 지내던 아이들은 아이 하나를 끌고 영희에게로 데려온다. 얘가 경민이가 죽길 기도한 아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영희는 아이의 뺨을 몇번이나 때리고서는 우는 아이를 달래듯 포옥 안아준다.

다시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간 영희는 친구들과 전보다 잘 지내고, 한솔과의 사이도 회복된다. 하지만, 여전히 경민의 엄마는 불편하다. 학교에 들른 경민의 엄마는 영희를 보더니 "잘 지내는구나."하고 지나간다. 

영희는 한솔과 경민의 엄마를 찾아나서고, 셋은 불편한 식사를 한다. 와중에 한솔이 대화를 시작한다. '경민이 걔, 아줌마가 아는 것만큼 착한 애 아니에요.'라며. 좋은 것만 기억하고 싶다는 경민의 엄마에게 영희는 '내가 죽는 이유나 내일 잘 설명해줘요.'라고 다 쉰 목소리로 말한다. 영희는 경민과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장소로 가고, 홀연히 어디론가로 사라진다.


위에도 말했지만 많이 답답한 영화다. 대부분의 영화처럼 죄가 많다고 하는 인물에게는 죄가 없다. 하지만, 심증이라도 향하는 사람이 생기면 우리는 그 사람을 몰아간다. 마음대로 떠들고, 특정 짓고...그러나 여론이 반전되면, 몇몇 사람들은 "내가 아니라 그랬잖아~"라며 자신의 생각을 고치고, 몇몇 사람들은 미안하다며 친한 척을 하기도 한다. 영희는 그런 현실이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 담임을, 경민의 엄마를 자신의 멋진 죽음을 완성하려 이용했을지 모른다. 이용했다기보다는 되갚아준..! 우리는 모른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라는 것을, 우리의 잘못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마음이 편안해야하기에 가해자를 지목한다. 명확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사건이 해결될 만큼의 퍼센트면 된다. 영화가 나오고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우리는 오늘도 죄많은 사람을 만들고, 반드시 너는 나보다 죄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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