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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Feb 16. 2022

어른들은 정말 모를까?<어른들은 몰라요>

2022년 10번째 영화

제목: 어른들은 몰라요(young adult matters)

감독: 이환, 출연: 이유미(세진), 하니(주영), 신햇빛(세정), 이환(재필), 신지(한성수)

줄거리: 18세 ‘세진’, 덜컥 임산부가 되어버렸다. 무책임한 어른들에 지쳐 거리를 떠돌던 ‘세진’은 가출 경력 4년 차, 동갑내기 ‘주영’을 만난다. 처음 만났지만 절친이 된 ‘세진’과 ‘주영’, 위기의 순간 나타난 파랑머리 ‘재필’과 ‘신지’까지 왠지 닮은 듯한 네 명이 모여 ‘세진’의 유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우리도 살아야 되잖아요.” 어른들은 모르는 가장 솔직한 10대들의 이야기


<박화영>을 보고 충격을 받은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감독님의 두번째 영화까지 보게 되었다. <박화영>을 봤을 땐 머리가 쿵 내려 앉았었는데, 이번 작품은 견딜만 했다. 그동안, 뉴스에서 많은 소식을 보고 들은 덕분일까. <박화영>볼 때만 해도 이유미 배우는 나만 아는 배우였는데,,,오겜이 나오고,,,지우학이 나오고 세계적인 배우가 되어 계셨다,,,유미 배우님은 뜰 사람이었다! 줄거리부터가 자극적이라 망설였는데 결국에는 보고야 만 이 영화, 이제 리뷰를 시작한다.

세진은 흔히 '실수'라고 불리는 것을 하고 만다. 학교는 세진을 위하기는 커녕 없던 일로 하자며 각서에 싸인을 요구한다. 싸인을 한 세진은 학교 밖에서 떠돈다. 이곳 저곳을 보드를 타며, 가출팸 아이와 함께. 그러다, 컨테이너 박스가 떨어지는 사고가 나 함께 다니던 아이가 죽는다. 다시 혼자가 된 세진은 보드를 타고 다니며 똑같은 생활을 한다.

이런 저런 현실에 지쳐 하릴 없이 패스트 푸드점에 엎드려있는 세진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후드티의 후드를 푹 뒤집어쓰고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하는, 세진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 바로, 주영이다. 처음 만난 둘은 주영의 제안으로 동행을 함께 하기로 한다. 둘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가전제품점 화장실에 잠입하는 것이다. 화장실 천장 안에 들어가 낮 시간 내내 폰을 하던 둘은 깊은 밤 화장실을 빠져나와 가전제품점으로 들어온다. 돈이 될 만한 물건들은 싹 쓸어 모으는 둘. 주영도 마찬가지지만 세진에겐 돈이 급하다. 임신할 아이를 떼어야 했기 때문. 아무튼 물건들을 가지고 자신들에게 시술을 해주겠다는 사람을 만나는데..시술은 개뿔 당연히 한 번 자보려는 사람이었다. 세진이 강간을 당하려던 찰나, 밖으로 뛰쳐나가 도움을 요청한 주영 덕에 상황은 해결된다. 주영의 청을 들어준 사람은 오토바이를 타던 재필과 그의 친구 신지였다. 그렇게 뭉친 그들은 새로운 팸을 만들어 함께 다닌다.

수술을 해야했기에 돈이 급했던 세진은 재필의 도움을 받아 주영과 함께 한 단란주점에서 일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더 큰 위험에 처한 것이다.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이유로 미성년자를 고용한 것이고, 실제로 돈을 벌 지 무슨 일을 당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화가 난 재필은 자신이 자처한 일을 되돌리기 위해 경찰에 신고를 한다. 때문에 단란주점은 단속에 걸리고, 불행 중 다행으로 세진과 주영은 단란주점에서 풀려난다. (풀려난다? 아무튼 나가게 된다!) 돈만 번다면 아무 것도 필요없던 세진은 직접 이 일을 주도한 브로커를 찾아가 일의 진상에 대해 묻는다. 브로커는 재필이 너희 둘을 소개시키고 소개비를 받아 먹었고, 경찰에 신고한 일까지 다 말해준다. 자신의 일을 망친 재필에게 화가 난 세진은 곧장 가 재필에게 따지지만, 사과만 연신하는 재필이다. 그렇게 넷의 관계에도 금이 간다. 더럽게 얽힌 현실이 싫고, 내가 왜 세진이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재필은 세진만 없애면 다 해결될 거라는 생각에 세진을 죽이려 한다. 그러나, 뜯어 말리는 주영 덕에 세진은 겨우 목숨을 건사한다.

죽을 만큼 많이 맞은 세진에게 다가온 것은 주영 뿐이었다. 세진의 얼굴에 난 상처 위에 밴드를 붙이고, 부축한다. 지하철 역에 주저앉은 그들은 핫도그를 나눠 먹으며 미안하다고 한다. 살짝 미소를 띄우던 세진은 주영에게 이제 찢어지자고 한다. 


주영과 찢어진 세진은 청소년 쉼터로 간다. 그곳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는 세진을 위탁 보호할 수 있는 분들을 소개한다. 되게 친절하긴 하지만, 불임 부부라 세진의 아이에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세진은 유산을 하고 부부는 망연자실한다. 시간이 흘러 몸을 회복한 세진이 다시 자유롭게 보드를 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맨 처음에도 적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충격받지 않았던 이유는 <그것이 알고싶다>나 각종 뉴스에서 이것과 비슷한 또는 이것보다 더 심한 이야기를 보고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했다. 내가 알지 못한 현실에는 당연히 이것보다 더 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겠지..영화가 이것만큼 뿐이 안해서 안도한다.

영화 중간중간에 불상, 십자가 등 그 종교를 대표하는 것들이 나온다. 동시에,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파국을 향해간다. 내가 인상적으로 본 웹툰 <s라인>과도 맞닿는 부분인데, 종교라는 것은 누구도 구원할 수 없다를 딱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리가 신에게 빈다고 망해가는 현실이 다시 좋아질 수 있을 것인가? 현실은 살아있는 우리가 바꿔 나가는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았다. 이유미 배우는 워낙 잘 알고 있었고,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면..배우님 다음에는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역할 맡아주세요....마음이 너무 힘들 거 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

하니 배우는 무대 위 모습만 보다 영화에서 보니 낯선데 연기를 엄청 잘했다. 연기 안하고 뭐하셨어요,,,계속 연기해주시길 바랍니다...이환 감독님 엄청 힙하셨다..정말 양아치 같다...그런데 눈빛은 강렬해서 연출과 연기에 밸런스를 잘 맞추셔서 활동 잘해주시길...신기하게도 조연 배우님들이 내가 바로 직전에 본 드라마에 출연하신 배우님들이셨다. 배우의 변신은 무죄라더니 한결같이 연기 잘하시는 김강현 배우님, 허준석 배우님, 아 류아벨 배우님까지! 그 중에서 준석 배우님은 너무 충격적...멜체에선 그렇게 허허실실 웃으시더니...(말잇못) 

또 한 가지 좋았던 점은 '힙'함이었다. 보드도, 대충 입은 옷가지도, 깔리는 배경음악도 말이다. 어쩌면 허세 가득한 시간을 보내는 그들을 표현하려는 것일 지도..? 이런 스타일이 내 마음에 든 것은 사실이지만..!아무쪼록 불편하지만 우리가 마주해야할 현실을 접한 듯해 마음이 좋지 않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것에 점점 더 불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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