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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r 02. 2022

무엇이든 사랑하는 것은,<벼랑 위의 포뇨>

2022년 18번째 영화

제목: 벼랑 위의 포뇨(pobyo on the cliff)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나라 유리아(포뇨), 도이 히로키(소년, 소스케), 야마구치 토모코(리사, 소스케의 엄마)

줄거리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 ‘포뇨’는 따분한 바다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급기야 아빠 몰래 늘 동경하던 육지로 가출을 감행한다. 해파리를 타고 육지로 올라온 ‘포뇨’는 그물에 휩쓸려 유리병 속에 갇히는 위기에 처하게 되고 때마침 해변가에 놀러 나온 소년 ‘소스케’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소스케’와의 즐거운 육지 생활도 잠시, 인간의 모습을 포기하고 바다의 주인이 된 아빠 ‘후지모토’에 의해 결국 ‘포뇨’는 바다로 다시 돌아간다. 하지만 여동생들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포뇨’는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 거대한 파도와 함께 ‘소스케’에게로 향하는데… 과연 포뇨는 어려움을 뚫고 소스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픽사, 디즈니 애니를 선호해 일본 만화를 많이 보지 못했다.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여러 작품을 보며 이런 감성도 껴안을 수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포뇨! 포뇨는 워낙 유명한 만화기도 하고, 유명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보다보니 알겠더라. 사람들이 이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영화는 포뇨의 바닷속 생활로부터 시작된다. 아빠가 가둬놓은(?) 바닷속 세상이 따분하기만 한 포뇨는 인간 세상이 궁금하다. 구경하고 싶다. 포뇨는 아빠가 한눈판 틈을 타 해파리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도중에, 바다 쓰레기를 치우는 그물에 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리병에 얼굴이 낀다. 그런 포뇨를 발견한 건, 해변가로 놀러나온 소스케다. 귀엽고 자그마한 포뇨가 마음에 들었던 소스케는 포뇨를 집에 데리고 와 양동이로 옮겨준다. 포뇨를 데리고 유치원에 가는 소스케. 소스케가 다니는 유치원은 엄마가 일하는 노인 요양 시설과 함께 운영되는 곳이다. 포뇨를 본 소스케의 친구는 괜히 심술이 나 못생겼다 하는데 포뇨가 그 말을 알아들은 모양인지 물을 뿜는다. 요양원에 또 다른 할머니는 포뇨를 보고 쓰나미가 올 거라며 기겁을 한다. 포뇨에게 나쁜 말을 하는 것이 싫어 소스케는 포뇨를 숨기려 바닷가 근처에 간다. 그때 마침, 포뇨의 아빠가 큰 파도를 일으켜 포뇨를 찾으러 오고, 포뇨는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사라진 포뇨는 사람이 되는 것이 소원이다. 소스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소스케를 마주하고 싶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더니 포뇨를 믿고 따르는 포뇨의 동생들이 강력한 힘을 써 포뇨를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그렇게 사람이 된 포뇨는 폭풍우가 심하게 치던 어느 날, 물고기 다리를 건너 소스케를 만나러 온다.

다시 만난 소스케와 포뇨는 기뻐하며 이곳 저곳을 뛰어다닌다. 소스케의 엄마도 그런 포뇨가 귀여운지 잘 챙겨준다. (밥 먹을 때 조는 포뇨...♡졸귀여서 그냥 못 냅두겠어...♡) 다음 날, 불어오른 바닷물은 세상을 다 잠기게 만들었고, 높은 벼랑에 있던 소스케의 집앞까지 들어차있다. 어젯밤, 요양원이 걱정되어 외출한 엄마를 찾으러 가야 하는데 나갈 방법이 없다. 그때, 포뇨는 마법을 이용해 장난감 보트를 크게 만든다. 둘은 그 보트를 타고 먼 여정을 떠난다. 

오랫동안 보트를 타고 소스케의 엄마를 찾아다니던 둘의 여정에 포뇨의 졸음이 찾아온다. 어제 저녁 라면을 먹을 때처럼 꾸벅꾸벅 졸던 포뇨는 아예 배 위에 엎어져 잔다. 그런데, 점점 보트의 크기가 작아진다. 소스케가 쓰고 있던 모자도 작아진다. 이런 포뇨가 걱정스러운 소스케는 포뇨를 냅다 안고 달린다. 얼마 안 가 길을 발견했지만, 요양원도 물에 잠긴 뒤였다. 요양원에서 지내던 할머니들은 물 속에서 기력을 회복한다.(막 엄청 달려요!) 다행히, 물에 잠긴 요양원에서 엄마를 찾은 소스케는 기뻐서 방방 뛴다. 그곳에는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인 포뇨의 엄마도 있다. 포뇨의 엄마는 소스케에게 묻는다. '소스케가 인간이 되려면 소스케의 원래 모습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포뇨가 물고기였다는 것을 아나요?' 물고기의 모습으로 처음 만났으므로 알고 있었다. 이어, 포뇨가 어떤 모습이든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다고 답하는 소스케. 포뇨의 엄마는 이제 포뇨의 보호자는 소스케라며 지상으로 가 입맞춤을 하라고 한다. 바닷속에서 쓰던 마법을 버리고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로 한 포뇨는 지상으로 가 소스케에게 입맞춤하며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룬다.


몇 편 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봐왔던 일본 만화들은 동화스러운 느낌이 있었을 뿐이지 동화 같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동화 그 자체였다. 아이들도 참 좋아하겠지만 동심이 그리운 성인들도 엄청 좋아할 법한! 지브리에는 지브리만의 천진함과 순수함이 있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안다. 인정! 인정! 

더불어, 스토리도 그저 재밌기만 한 것이 아닌, 재미를 붙잡는 동시에 알찬 메세지와 탄탄한 스토리를 전한다. 포뇨에서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하는 사람이 가져야하는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하고 있다. 여기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지금 찜해둔 것 중에 지브리 만화가 더 있는데 얼른 봐야겠다. 어떤 스토리가 기다릴 지 두근두근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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