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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Sep 09. 2022

블루스의 한복판으로,<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2022년 72번째 영화

제목: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ma Rainey's black bottom)

감독: 조지 c.울프, 출연: 채드윅 보스만(레비), 비올라 데이비스(마 레이니)

줄거리: 1927년, 시카고의 음악 스튜디오. 불같은 성미와 열정을 가진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와 밴드가 모인다. 점점 끓어오르는 긴장과 감정. 녹음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어거스트 윌슨의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1세대 블루스 가수인 마 레이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연극도 보고싶다. 인물들이 어떻게 표현됐을지 궁금하다.)


음악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 선택한 영화다. 보고나서 느낀 것은 이 영화는 음악영화이면서 사람과 사회에 관한 영화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 알지 못하던 것을 아는 것은 늘 새롭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녹음은 무사히 끝났다. 그러나 영화 말미에 레비가 톨레도를 칼로 찌르며 비극으로 마무리된다. 솔직하게 말해서, 레비와 마 레이니 둘다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자존심도 세고, 욕심도 많고. 성격이 불같다는 말이 딱인 사람들이다. 비하인드 영상을 보니,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됐다. 그들은 흑인이었고 틈을 보이는 순간 꼼짝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재능이 있던 둘은 그것을 무기 삼아 나가야 했다. 마 레이니는 힘 있는 인물이었기에 자신의 재능을 무기 삼아 남들을 대하는 것이 가능했다. 일개 음악가에 불과했던 레비는 그것이 되지 않았다. 밴드를 만든다는 일념으로 음반사 사장에게 가져다준 악보는 원하지도 않은 5달러에 팔아버린다. 비슷하지만 다른 둘은 자주 부딫힌다. 레비는 마 레이니와 한번 크게 싸우고 열리지 않는 문 밖으로 나가려 애쓴다. 마침내 나가지만 더 큰 벽이 지킬 뿐이다. 비하인드 필름에선 이것을 미국의 인종주의라 했다. 그때의 미국은 흑인들이 대이동을 했고, 대이동을 하면서 '블루스'라는 장르가 태어나고 유행했다. 흑인들은 이제 백인과 구별되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가지게 된 것이다. 때문에 블루스엔 흑인들의 애환, 외로움, 갖가지 감정이 모두 버무러져 들어가 있다. 나는 오늘 그 한복판에 다녀온 것이다.


톨레도 아저씨..목숨을 잃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넓은 아량으로 래비를 감싸주고 이해하려 애쓴 분이었다. 너무 따뜻하고 큰 사람이라 가장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얼른 눈을 뜨세요..!


블루스를 통해 흑인들의 생을 전한 이 영화. 보길 잘했다. 인종주의가 만연한 시대를 또 한번 배울 수 있어 보람차면서 안타까웠다. '인종음반'도 참 흥미로운 소재였다. 흑인들이 자신의 창작을 뽐낼 수 있는 창구가 되었지만 반대로 착취가 이루어진 장르. 다음에 한번 더 보고 더 이해하고픈 영화이다.


moonshine blues-https://www.youtube.com/watch?v=t_QcVq3ks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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