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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Sep 14. 2022

하늘을 나는 낭만돼지,<붉은 돼지>

2022년 76번째 영화

제목: 붉은 돼지(crimson pig)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모리야마 슈이치로(포르코 롯소)

줄거리: 마르코 파곳(Captain Marco Pagot)는 1차세계 대전 중의 이태리 공군의 에이스 파이롯이었다. 하지만 그가 파시즘의 발호를 목도하고는 공군을 그만두고, 그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날고자 했다. 그는 국경의 헌터가 되었고, 포르코 롯소가 되었다. 그의 젊은 인간의 얼굴은 지나의 레스토랑의 벽에 걸려있는 사진 속에 유일하게 남아 있다. 미야자끼 말로는 포르코는 한때 지나와 결혼하러 했지만, 세계대전이 발발하였고, 지나는 오스트리아령의 섬에 살고 있었다. 공군장교로서 적국의 땅에서 결혼할 수 없었던 거란다. 애국심과 애정 사이에 고민하던 그는 결국 국가를 택했단다. 하지만 그가 그의 동료 파이럿의 죽음 - 지나의 남편을 포함하여 - 을 보자 그의 행동에 회의를 품게 된다. 국가를 위해 죽는 것에 대해. 그의 마음 속에서 불타 오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못하고 그는 돼지가 된 것이다.


오래 전부터 친구가 추천해준 작품이다. 잊고 있다 최근에 다시 얘기가 나와 보게 되었다. 친구가 왜 좋아하는 지 알 것 같은 영화였다. 돼지로 어떻게 영화를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이런 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구나 싶었다. 꿀!

마르코 파곳은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탈리아 공군의 파일럿이다. 파시스트에 동조할 수 없어 파일럿을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픈 비행을 한다. 그때부터 그는 마르코 롯소라는 돼지가 되었다. 

오늘도 공적들은 사람들을 인질로 잡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에 힘쓴다. 그럴 때마다 마르코가 나타난다. 허탕을 친 공적들은 마르코라면 순순히 물러나준다. 왜냐고? 마르코는 누구도 당해낼 수 없으니까. 동시에 마르코는 공적들이 노리는 돼지이기도 하다. 군대를 배신하고 나왔기 때문. 나라에선 그에게 엄청난 포상금을 걸고 그를 잡는 데에 혈안이 되어있다. 하지만 그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난 돼지니까!

아이들이 탄 배를 습격하려는 공적을 무찌르고 며칠 후, 공적들은 부자들이 타는 크루즈를 습격한다. 배에 실린 온갖 금은보화들을 차지하고선 라디오에 남긴다는 말이 "돼지, 이젠 너 차례다!"였다. 아지트에서 쉬던 마르코는 그 라디오를 듣고는 분개한다. 자신을 잡으려는 멍청한 공적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지만 마르코는 본때를 보여주지 못한다. 비행 도중, 비행기에 결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래 탄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걸 어쩐담. 마르코는 수리를 위해 밀라노로 떠난다. 그 소식을 가장 먼저 지나에게 전한다. 지나는 바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여자다. 모든 파일럿은 그를 흠모한다. 하지만 지나는 파일럿을 다시 사랑하기에 지난 상처들이 크다. 그러면서도 평화의 길을 가기로 택한 마르코만큼은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 밀라노로 함께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마르코 홀로 떠나는 밀라노행을 허락해준다.


밀라노에 도착한 마르코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비행기 수리를 맡긴 피콜로를 만난다. 수리공은 이번 수리는 자신의 손녀인 피오가 맡아준다고 전한다. 어린 여자인 피오가 못마땅하다. 아침이 되자, 피콜로의 갖은 여자 친척들이 모두 몰려온다. 이들 모두는 마르코 비행기를 수리해주는 사람들! 과연 마르코의 뜻대로 성능 좋은 비행기로 재탄생될까?

 결과는 대성공이었으나 마르코는 시간이 없다. 극장에 갔다 비밀 경찰에 의해 쫓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마침 비행기도 다 만들어졌겠다 탈출하기로 하는데, 아직 시험 비행을 못했다. 마르코는 연신 시간이 없다고 한다. 피콜로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피오를 데려가라고 한다. 아직 피오가 못 미덥지만 솜씨를 보니 일단은 데려가기로 한다! 추울발~! 

한편, 정원에서 쉬고 있는 지나에게 커티스라는 남자가 다가온다. 자신이 쓴 시나리오가 할리우드에서 반응이 왔다고. 그 말인 즉슨 지나에게 미국으로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거절을 한다. 커티스는 그게 마르코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마르코는 비행기를 타고 아지트에 도착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를 노리는 공적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거기다 뒤늦게 도착한 커티스까지도 그를 노린다. 미인에 약한 우리의 커티스. 이번엔 피오를 보고 첫눈에 반해 대뜸 결혼 신청을 한다. 이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던 피오는 해결책을 생각해낸다. 바로 대결! 만약에 커티스가 이기면 피오와 커티스가 결혼을 하고 마르코가 이기면 비행기를 정비하는 데 든 모든 돈을 커티스가 제공하기로 한다.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끝을 내기 어려웠다. 둘은 출발점으로 돌아와 주먹다짐을 한다. "지나가..널 좋아한다고..기다린다고..!" 지나의 마음을 알게 된 마르코는 얼굴이 새빨개진다. 양쪽 다 얼굴이 퉁퉁 부어 안쓰러워보일 때 즈음, 지나가 경기장에 도착한다. "여기로 공군이 오고 있어요." 경기도 거의 끝났겠다 다들 부랴부랴 자리를 뜬다. 대결에선 마르코가 승리하였고, 커티스의 돈을 전해주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쫓기는 신세인 마르코는 피오를 지나에게 맡기고 떠난다. 그 이후엔 어떻게 됐냐고? 그 누구도 마르코를 본 사람이 없다. 지나와 피오는 그날 이후 좋은 친구가 되었고 피오는 여름방학마다 지나가 사는 아드리아해에서 보낸다.

커티스는 정말 할리우드에 건너가 유명 배우가 되었다. 커티스가 그리워하는 그 해 여름 이야기는 씁쓸하게 끝이 난다.  


영화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깊고 엉뚱하고 귀여운 영화였다. 블랙코미디의 냄새도 맡았다. 돼지로 이런 이야기도 만들 수 있다니 지브리 상상력의 끝은 어딜까? 그나저나 어떻게, 왜 돼지가 되었는지도 궁금했다. 동료의 죽음때문이었을까. 당신, 그렇게 돼지로 만들기엔 아까운 사람이야..

인물 중엔 지나가 가장 좋았다. 마르코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밖으로 내지 않고 사랑을 품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거기다 어찌보면 자신의 라이벌인 피오의 마음까지도 이해하고 있으니..! 외적인 것을 모두 배제하더라도 멋지고 깊은 사람임이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내 기대엔 못 미쳤지만 이번 선택도 꽤나 성공적이었다. 깊고 엉뚱하고 귀여운! 마르코는 어디서 잘 살고 있으려나..? 당신같은 돼지는 잘 살아야돼:) 죽으면 슬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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