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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Sep 29. 2022

내가 좋아했던 나의 우상들에게,<성덕>

2022년 79번째 영화

제목: 성덕(fanatic)

감독: 오세연, 출연: 오세연

줄거리: 10대 시절을 바쳤지만 스타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오빠! 좋아해서 행복했고 좋아해서 고통받는 실패한 덕후들을 찾아 나선 X성덕의 덕심 덕질기를 담은, 2022년 실패 없을 올해의 최애작! 성덕


예고편을 보자마자 쿵쾅대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나 같은 돌덕 아니 덕후를 위한 영화다! 하고.

더불어 단톡방엔 나의 우상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오빠'라는 호칭을 붙일 정도로 좋아했던 사람이다. 

어제 컴백한다는 소식 들려왔는데...연예인 참 쉽다. 네가 어떻게 다시 나오니?

돌덕판에 오래 있는 나는 여러가지 병크로 많은 오빠들을 잃었다. 사람답게만 살면 되는데 인간의 도리를 왜 거슬렀니?

돌덕인 나의 마음을 건들기에 충분한 영화였다. 나도 누군가를 좋아하고, 우러러 보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다시 말하면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기에 그들의 이면은 나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아니, 충격적이다 못해 화가 났다. 실망했다. 영화에 나온 것처럼 내가 왜 걜 좋아했지 생각하게 된다. 누굴 좋아하는 게 결코 잘못이 아닌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처음 단톡방 사건을 접했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방송에서 보던 모습과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에. 사실 정씨는 이전에 다른 일이 있었는데, 그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반성했다며 다시 나오는 것을 난 좋게 봤다. 그때도 용서할 수 없는 성범죄에 연루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정모씨와 나의 '오빠'들이 관련있었다. 엄마랑 뉴스로 카톡방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람이 그렇게 저급해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여자를 함부로 대하고, 조리돌림하고...미친 것이다. 예전이라면 나는 관심도 갖지 않았겠지만 요샌 아니다. 나도 달라졌다.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수 있다고.

영화에 익숙한 이름들이 나왔다. ahㅏ....다들 죄인이 되어버린 이름들. 난 그들을 생각할 때마다 그들의 꼬리표가 생각날 것이다. 아니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나쁜 것은 오래 기억에 남으므로.


이 영화의 좋았던 점은 그렇게 스타에게 배신을 당한 우리가 다시 또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의 팬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 짚어주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실체를 알아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사람을 좋아하던 시간들이 행복했다.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데도 풍족했다. 우리는 사랑이 넘쳐 누군가를 품을 여유를 가지고 있던 것이다. 나도 그 오빠를 꺼내고 그곳에 다른 아이들을 간직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서도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한다. 


제발 죄 지었으면 나오지 마라. 다시 나온다는 것은 우리가 보고싶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갑이 탐나는 것이겠지.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 다시 나올 용기로 평생 반성하면서 살아라 제발. 다시 나오고 싶었으면 나쁜 일은 하지 말았어야지. 제발 선례를 본받아(?)일 저지르지 말길. 딴짓 하지 말고 본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알길 바란다. 그것만 해도 누군가는 당신을 응원하고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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