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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29. 2022

비를 맞아도 그 모든 순간은 싱그러움,<4월 이야기>

2022년 87번째 영화

제목: 4월 이야기(april story)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마츠 다카코(우즈키), 다나베 세이치(야마자키)

줄거리: 도쿄 근교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을 결심한 우즈키는 홋카이도에 있는 가족과 작별인사를 마친 뒤 도쿄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무사시노라는 한적한 동네에 거처를 정한 후 그녀는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대학생활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고 작은 모험과 경험들을 하게 하고 동시에 시련을 겪게 한다. 비현실적인 낚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고, 이웃집 여자와 이상한 만남을 갖는 등 생소한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우즈키는 동네에 있는 서점에 자주 들리게 되는데.. 마침내 동네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이 그녀가 이곳으로 이사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이 점차 밝혀진다. 과연 우즈키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볼까 말까 고민하다 수업에 필요하다고 하여 보게 되었다. 자막이 없어 리뷰 영상에서 본 줄거리를 떠올리며 영화를 따라갔다. 영화를 보는 중에는 지루한 게 더 컸는데, 끝나고 곱씹으며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아련-해지는 첫사랑의 추억. 닿는 것조차 어려워 멀리서 지켜보는 그날들이 어렴풋이 지나간다.

우즈키는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온다. 그녀의 대학 생활을 위해서였다. 그 대학의 이름은 '무사시노'. 그녀가 찾는 책의 이름도 '무사시노'. 그녀가 보는, 극장에 사람 하나 없는 영화의 제목도 '무사시노'다. 그녀는 왜 이렇게 '무사시노'에 집착(?)하는가? 우즈키가 좋아하는 야마자키 선배가 무사시노 대학에 갔기 때문이다. 선배를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열심히 공부한 우즈키는 무사시노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 그러나 선배는 만나지 못한 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노력한다. 그러다, 동네 서점에 가게 되는데..! 그곳은 야마자키가 일하는 곳이었다. 그것을 알게된 우즈키는 서점을 매일같이 가지만, 다른 직원이 있을 뿐이다. 언제 오는지 물어볼 용기도 나지 않는다.


어느 날 낮, 서점에 들어가니 선배가 있다. 우즈키는 야마자키에게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책도 꺼내 달라고 하고, 슬그머니 봤다 눈을 다른 데에 두기도 한다. 계산을 하는 도중, 야마자키는 "혹시 거기 고등학교 나왔어요?" 그제야 야마자키는 우즈키가 자신의 후배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우즈키는 수줍게 웃고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비가 많이 온다. 야마자키는 서점에 남은 우산을 가져가라고 한다. 그러나 우즈키는 이내 어디론가 달려간다. 학교에서 만난 교수님께 우산을 빌린 우즈키는 그 우산을 쓰고 다시 선배에게 간다. 선배의 우산은 다 온전하지가 못하다. 그럼에도 우즈키는 선배의 우산을 집어들고 꼭 돌려주러 오겠다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물건을 빌려갈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그래야 돌려주러 오면서 한 번 더 보니까..ㅋㅋ나도 좋아하는 애한테 부끄럽지만..삐걱거리기도 한 번 더 하고, 괜히 자주 다니는 곳에 서서 보고..첫사랑 국룰인가 보다. 주인공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슬프게 끝나지 않아 다행이다. 해피엔딩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어딘가 나랑 많이 닮은 주인공을 응원하게 된다. 아련해지는 첫사랑 영화, 4월 이야기. 기회가 된다면 자막 있는 버전으로 한 번 더 보고 싶다. 내용 이해가 더 잘 되어 감정 전달도 더 쉬웠을 텐데..그럼에도 느껴지는 감정들은 첫사랑 그 자체였다. 아련, 몽글, 떨림, 설렘, 4월. 시작이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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