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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Feb 07. 2023

사랑받는 아이가 되고 싶어요,<에이아이>

2023년 6번째 영화

제목: 에이아이(A.I.)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할리 조엘 오스먼트(데이빗), 주드로(지골로 조), 프란시스 오코너(모니카 스윈튼), 브렌단 글리슨(로드 존슨-존슨), 샘 로바즈(헨리 스윈튼), 윌리엄 허트(허비)

줄거리: 과학문명은 천문학적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극지방의 해빙으로 도시들은 물에 잠기고 천연자원은 고갈되어 가던 미래의 지구. 모든 생활을 감시받고, 먹는 음식조차 통제되는 그 세계에서 인간들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을 가진 인조인간들의 봉사를 받으며 살아간다. 정원가꾸기, 집안 일, 말 동무등 로봇이 인간을 위해 해줄수 있는 일은 무한하다. 단 한가지 '사랑'만 빼고... 로봇에게 '감정'을 주입시키는 것은 로봇공학 발전의 마지막 관문이자, 논란의 쟁점이기도 했다. 인간들은 로봇을 정교한 가재 도구로 여길 뿐, 그 이상의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부부가 자식을 가질 수 없게 되면서 인간들은 로봇에게서 가재 도구 이상의 가치를 찾게 된다. 어느날 하비 박사는 감정이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하비 박사의 계획에 따라 로봇 회사 Cybertronics Manufacturing을 통해 감정을 가진 최초의 인조인간 데이빗이 탄생하고, 데이빗은 Cybertronics사의 한 직원, 헨리 스윈튼의 집에 입양된다. 인간을 사랑하게끔 프로그래밍된 최초의 로봇 소년 데이빗. 스윈튼 부부의 친아들 마틴은 불치병에 걸려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냉동된 상태다. 데이빗은 그들 부부의 아들 역할을 하며 인간사회에 적응해간다. 스윈튼 부부를 부모로 여기던 데이빗은 마틴이 퇴원하면서 버려지고 만다. 엄마가 들려준 피노키오 동화를 떠올리며 진짜 인간이 되어 잃어버린 엄마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빗은 자신의 장난감이자 친구이며 보호자인 테디 베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도중에 만난 남창 로봇 지골로 조가 데이빗과 동행하고 두 사이보그는 힘겨운 여정을 거치며 수몰된 맨하탄까지 찾아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영화라 보게 되었다. 어떤 내용일까? 제목이 ai니까 인공지능 관련 얘기겠구나! 싶었는데 인공지능에 멈춘 영화가 아니었다. 더 깊고 심오한 생각을 요하는 영화였으니까.

이 아이는 데이빗, 아니 이 로봇은 데이빗이다. 데이빗은 아이 대용 로봇이다. 기후변화로 대부분의 인류가 사라지고, 소수의 인류가 살아남은 상태이다. 수가 부족한 인간을 대신하려 로봇은 대량으로 생산되었다. 하지만 로봇이 대신할 수 없던 것이 있었으니..그것은 '번식'이었다. 자신의 자손을 남기려는 사람은 많았지만 임신을 하려면 나라의 승인이 필요했다. 승인까지의 과정이 매우 엄격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위해 허비 박사는 맹목적인 사랑을 약속하는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때 한 직원이 의문을 제기한다. "로봇이 인간에게 무한한 사랑을 약속하면 인간은 로봇에게 무얼 할 수 있죠?" 허비 박사는 그의 질문을 무시한다. 허비는 아이 로봇을 실험해야 했으므로 회사 내에서 대상을 물색한다. 그때 아픈 아이가 있는 로드를 찾고, 그에게 아이 로봇을 맡긴다. 그 로봇이 바로 데이빗이다. 데이빗은 모니카를 따라다니며 모니카를 귀찮게 한다. 커피잔을 쳐다보고, 신문을 바라보고, 때로는 모니카를 놀래키기도 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다보니, 집에 생기가 돈다. 데이빗의 빵 터지는 웃음에 함께 웃는 자신을 발견한 모니카는 데이빗을 자신의 아이로 삼기로 한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아이 로봇을 훈련시키고 나서는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고, 폐기해야 할 경우 사이버토닉스에 직접 가져다주어야 한다. 모니카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데이빗을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러나 데이빗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한다. 오랜 시간 아팠던 부부의 아들 마틴이 깨어난 것이다. 마틴은 데이빗을 은근히 무시하며 자극한다. 엄마의 머리카락을 잘라 오라고 하질 않나, 접시와 수저를 움직이는 데이빗을 보며 '넌 이거 못하지?'하는 표정으로 음식을 먹질 않나..아무튼 이것은 다 데이빗에게 독으로 돌아왔다. 결정적으로, 데이빗은 마틴을 물에 빠뜨려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들었다. 모니카는 일련의 상황들을 보고서는 더는 데리고 있지 못하겠다 싶어 마틴을 깊은 산 속에 버린다. 그때부터 데이빗의 소원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되면 모니카가 좋아할 것이니까.

이 화장을 짙게 한 남자는 지골로이다. 애인 대행 로봇으로 여자를 어떻게 흥분시키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지골로는 포획 로봇을 피해 산 속에 왔다 우연히 데이빗을 만난다. 데이빗한테 간택(?)당한 존재이다. 아무튼, 데이빗은 지골로에게 구조 요청을 하고, 데이빗과 함께 다니는 것을 이득으로 생각한 지골로는 데이빗의 손을 놓지 않는다. 데이빗과 함께 빠져나온 지골로는 데이빗의 파란 요정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유식박사'에게로 향한다. 하지만 유식박사는 데이빗이 알고 싶어하는 것과 동떨어진 답변들만 늘어놓는다. 다행히, 데이빗은 마지막 질문에서 파란 요정이 사는 곳이 '맨하탄'임을 알아낸다. 아, 데이빗이 파란 요정을 찾는 이유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모니카가 자주 읽어준 피노키오에 파란 요정이 피노키오를 사람으로 만들어줬다는 내용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데이빗과 지골로는 헬기를 훔쳐 맨하탄으로 날아간다. 맨하탄에 있는 허비 박사의 사무실에 들어서니 어떤 아이가 보인다. 데이빗과 똑같이 생긴 어떤 아이가 말이다. 자신이 유일한 줄 알았던 데이빗은 몰려드는 자괴감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로봇을 부순다. 그리고 복도에 늘어선 수많은 데이빗들, 그것들은 데이빗에게 충격을 주기 딱이었다. 허비 박사의 사무실에서 바다 속으로 떨어지는 데이빗. 데이빗은 바다 밑에서 도시 하나를 본다. 아까 유식박사에게서 들었던 파란 요정이 사는 곳이라는 것을 직감한 데이빗은 헬기를 타고 깊숙이 내려간다. 지골로는 안타깝게도 포획 로봇에게 잡혀갔고. 혼자 밑으로 내려간 데이빗은 파란 요정 동상을 발견한다. 비가 내려도, 꽝꽝 얼어도 요정에게 인간이 되게 해달라고 빈다. 하지만 로봇인 데이빗은 인간이 될 수 없다. 

이천 년 뒤, 바다 밑에서 외계인들의 도움으로 깨어난다. 외계인들은 데이빗의 기억을 살려 최대한 똑같이 데이빗이 살던 집을 복원한다. 그곳엔 엄마(모니카)가 없다고 울부짖는 데이빗. 그때, 데이빗과 함께 다니던 슈퍼토이 테디가 보관해두었던 엄마의 머리카락을 건넨다. 외계인들은 미리 말한다. 이걸로 그 사람을 복원할 수 있지만 하루가 지나면 죽는다고 그래도 괜찮겠냐고. 데이빗은 엄마와 함께 보내는 하루가 그리웠으므로 그러자고 한다. 데이빗은 이천 년을 기다려 얻은 하루를 원없이 행복으로 채운다. 게임도 하고, 노래도 하고~그러나 작별의 시간은 다가온다. 엄마는 잠이 들고, 데이빗도 엄마의 옆에서 잠을 청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어느 절절한 사랑 이야기보다 더 절절한 사랑 이야기였다. 무엇이든지 인간에게 우위를 빼앗기는 로봇이라는 존재가 사랑을 갈구한다. 참 어려웠다. 로봇이 사람도 아니고, 얘가 사랑을 준다고 나도 사랑을 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부모와 자식 관계라니..! 실제로도 사랑이 필요한 관계 중 하나인데 로봇이라고 다를까. 존슨 부부의 생각도 이해가 가나, 버려진 데이빗은 어떡하라고..행복한 하루를 위해 살아온 데이빗아, 너는 인간보다도 나은 존재야. 인간이라고 백 번 천 번 말해주고 싶다.

할리 조엘 오스먼트 연기를 처음 보는데 정말 잘한다.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게 연기하는 스킬 뭐예요...덕분에 심하게 몰입해서 보았다. 데이빗 역에 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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