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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Feb 09. 2023

성스럽지 않은<성스러운 거미>

2023년 9번째 영화

제목: 성스러운 거미(holy spider)

감독: 알리 아바시, 출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라히미), 메흐디 바제스타니(사에드, 거미), 아라시 아시티아니(샤리프)

줄거리: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 그곳에서 1년 사이 16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 ‘거미’는 자신의 범행과 시체 유기 장소를 직접 언론에 제보하는 대담한 행동을 이어간다. 살인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여론이 일고 정부와 경찰마저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가운데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만이 홀로 살인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데…


개봉 전부터 기대하던 작품이었다. 줄거리 읽고 어떤 식으로 전개되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그런 식으로 전개되었다. 오랜만에 고구마로 패주었다.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인데 이란은 더 심각했구나 싶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라히미가 호텔 예약 수속 밟는 장면부터 한숨 푸욱.

이 영화는 실제 '거미 살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https://namu.wiki/w/%EC%82%AC%EC%9D%B4%EB%93%9C%20%ED%95%98%EB%84%A4%EC%9D%B4

마슈하드에서 일명 '거미'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연속적인 살인 사건들을 '거미'살인 사건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거미가 먹잇감을 거미줄로 칭칭 감아놓는 것처럼 여성들의 시체를 차도르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아 처리하기 때문이다. 살인범은 뻔뻔하게 방송국에 자신의 살인을 털어놓는다. 그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 라히미는 마슈하드에 머문다. 우선, 라히미는 제보 전화를 받은 샤리프를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부검의도 만난다. 라히미는 사건 기록을 궁금해했지만 부검의는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한편, 사에드는 독니를 숨긴 거미다. 그는 단란한 가정이 있고, 건축업자라는 떳떳한 직업도 있다. 그는 평판을 중요시해 이웃들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살인을 저지른다. 그는 신 아래 살면서 업적이라 할 만한 것을 이루지 못해 늘 열등감에 시달렸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살인이었고, 몸 파는 여성 16명을 죽이게 된다. 죽이고선 알라가 하지 못한 일을 대신한 것이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한편, 부정한 여성들이 죽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헤치지 않는 경찰들이 답답했던 라히미는 스스로가 미끼가 되기로 한다. 죽은 다른 여성들처럼 화장을 하고, 차도르를 입고 밤늦게 거리를 배회해본다. 얼마 안 있어, 오토바이를 탄 사에드가 나타나고 라히미는 사헤드와 함께 그의 집으로 간다. 화장실에서 녹음기를 켜고 만반의 준비를 한 라히미. 사헤드는 아니나 다를까 이것은 놀이라며 라히미의 목을 조른다. 라히미는 뼈가 부러진 사헤드의 손을 깨물고는 크게 소리친다. "도와줘요!" 자신의 평판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사헤드는 겁이 나 라히미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 도망친 라히미는 사헤드를 경찰에 신고하고 사헤드는 얼마 안 가 잡힌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헤드를 욕하지 않는다. 오히려 몸 파는 여자들을 죽인 그의 행위가 정당하다며 그를 옹호한다. 심지어는 아들에게까지 아빠의 명을 이어가라고 말한다. 사헤드는 어떤 판결을 받을까? 이로 인해 이란 사회는 더 나아졌을까? 자세한 내용은 극장에서 확인하자.


종교와 범죄 관련되어있으면 특히, 여성 범죄와 관련되어 있으면 고구마를 먹을 수밖에 없다. 어쩜 이리 레퍼토리가 똑같은지..죄를 저지르고 신님, 저는 할 일을 했습니다 하며 죄를 씻는 레퍼토리..그러면 죄가 씻어지니? 라고 묻고 싶다. 기도를 한다고 했던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신께 죄송하면 저지르질 말던가. 어이가 없다. 우리나라에도 사헤드 같은 인간들이 참 많을텐데 본 모습 드러내고 다녀주세요 피하게^^

아쉬웠던 점은 피해자들의 모습을 클로즈업했다는 것이다. 의도는 알겠는데 피해자들이 고통스럽게 목졸려 죽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강렬하고 적나라하긴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는 데에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2022년, 이란에서 시위가 시작되었다. 한 여성의 죽음을 시작으로 번진 불길은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비롯해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안타깝게도 시위에 동참한 자국 선수들은 불이익을 보았다. 왜 입막음을 하는 것인가. 떳떳하지 못한 것인가. 국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데 이건 정부가 막는 꼴이니...이란 시위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조금씩이라도 바꿔 나갈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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