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1번째 영화
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코이소 겐지), 사쿠라바 나나미(시노하라 나츠키)
줄거리: ‘OZ’의 보안 관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천재수학 소년 ‘겐지’는 짝사랑하던 선배 ‘나츠키’의 부탁으로 시골 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나츠키’의 대가족과 함께 시골 마을에서의 즐거운 추억도 잠시, ‘겐지’에게 날라온 한 통의 문자메시지는 사이버 가상 세계 ‘OZ’를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뜨린다. ‘OZ’의 붕괴는 현실 세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겐지’는 이 모든 사건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다. ‘겐지’와 ‘나츠키’의 대가족은 인류의 운명을 건 일생일대의 여름 전쟁에 나선다!
여름이의 추천으로 본 네번째 영화! 예전에 포스터를 한 번 보고, 무슨 영화인지 궁금했었는데 그냥 넘겨버렸지. 다시 나에게 다가온 영화는 지나칠 수 없기에 감상했다. 지금 여름이기도 하고!
영화는 'oz'라는 운영체제로부터 시작된다. 개인부터 회사, 정부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가 사용하며 간편한 문자 전송부터 복잡한 업무까지 이것으로 해결 가능하니 사람들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oz에선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사용한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겐지와 겐지의 친구는 oz로 일처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여학생, 나츠키가 들어와 아르바이트 생을 구한다고 한다. 단 1명!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겐지는 잠시 망설이지만 지원한다. 여름방학이 시작하고 나츠키의 할머니댁으로 내려간 겐지는 그때 아르바이트의 내용을 듣게 된다. 미리 말한 할머니 생신잔치 일손을 거드는 것은 명분이었고, '남자친구'역할을 해주면 된단다. 그것도 결혼을 약속한! 명문대 졸업예정자! 겐지는 그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지만 나츠키의 간절한 부탁으로 입을 꾹 다물게 된다. 그날 저녁, 잠을 청하던 겐지에게 도착한 한 통의 문자. 숫자로 빼곡한 문자는 수학 챔피언이 될 뻔한 겐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딱 좋았다. 밤새 수학 문제를 푼 겐지는 암호를 풀어 전송하는데...잠이 깨지도 않았는데 집안 아이들이 달려와 "잡았다!"고 한다. 티비를 보니 겐지의 사진이 나오고 있다. 겐지가 푼 것은 수학 문제가 아닌 oz의 접속체제 암호였고 암호를 손에 쥐어준 누군가가 시스템에 혼란을 가져온 것이다. oz에 연결된 크고 작은 정보들은 제공되지 않고, 오류만이 발생할 뿐이다. 예를 들어 네비게이션이 있는 곳과 전혀 다른 지역의 길을 가르쳐 준다던지, 그것으로 차가 막혀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던지...
할머니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한다. (신기하게 할머니가 아는 사람들이 고위직이다...후덜덜했어...그 사람들이면 진정으로 누군가를 움직이기 충분하니까) 이런 와중에도 시간은 흐르니, 할머니의 생신잔치를 진행하기로 한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익어가던 중, 가족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사건이 일어난다. 할아버지 첩의 자식인 와비스케가 온 것이다. 그것도 10년 만에..! 그를 반기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반기는 이, 사츠키다. 와비스케를 반가워한 것도 잠시, 와비스케는 자신이 이 상황을 자초한 장본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oz에 침투한 '러브머신'이라는 ai를 와비스케가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그걸 들은 가족들은 불같이 화를 내고, 인정받고 싶었던 할머니마저 와비스케에게 칼을 겨눈다. 커진 실망을 어찌할 수 없던 와비스케는 다신 이 집에 오지 않겠다며 경고를 하고 나간다. 그날 저녁, 겐지와 멀쩡히 화투를 치던 할머니가 돌아가신다. oz는 건강 정보도 기록해주고 있었는데 오류가 생기는 바람에 기록이 되고 있지 않았고 때문에 경보음이 울릴 수도 없었다. 슬픔에 빠진 것도 잠시, 이 문제는 와비스케를 비롯한 가족들이 모두 힘을 모아야만 해결할 수 있다. 사츠키는 와비스케에게 할머니의 죽음을 알리며 집으로 돌아오라 말한다. 그동안 겐지가 러브머신에 대항해 열심히 암호를 풀어나간다. 여기에 힘을 보탠 팀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oz의 사용자들이다. 수와 머리에 밀린 러브머신은 무너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계속해서 돌아가는 카운트다운..? 아직 와비스케가 해결하지 못한 탓이었다.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와비스케는 시스템을 복구하고, 떨어지는 인공위성의 위치를 조정하게 된다. 쾅쾅쾅! 집으로 떨어지지는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시대를 앞서간 영화는 두 편 뿐이었는데, 이 영화가 추가 되었다!(new!!) 09년도 영화임에도 ai에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운영체제에..스토리 라인은 클리셰가 대부분이긴 하나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이지. 익숙한 이야기가 더욱 와닿기 마련이고. <1987>때도 그렇고, 사람이 힘을 모으는 것에 약한 나는 이번에도 후반부에서 울컥했다.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일어나기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더더불어, 마음은 전해도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사람간의 연대가 사그라드는 요즘 가장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