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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29. 2021

해변판 미드소마<비치>

2021년 31번째 영화

제목: 비치(the beach)

감독: 대니 보일,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리차드), 다니엘 요크, 피처러원 파타러키자논, 비에르지니 르도엔(프랑소아즈), 기욤 까네(에띠엔), 로버트 칼라일(대피)

줄거리: 리차드(Richard: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현실적이고, 새로운 상황 또는 낯선 사람들과 맺어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 청년인 그는 베낭 하나만 메고 모험을 찾아 태국으로 간다. 그가 단언하듯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 여정이며 뭔가 다른 것에 대하여 진지한 의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리차드는 방콕의 허름한 호텔에 투숙한다. 거기서 그는 프랑스 연인인 에띠엔(Etienne: 기욤 까네 분)와 미모의 프랑소아즈(Francoise: 비에르지니 레도엔 분) 그리고 따가운 태양에 검게 타고 마약에 찌든 대피(Daffy: 로버트 카알라일 분)란 청년을 만난다. 정신적인 혼란에 사로잡힌 대피는 리차드에게 어떤 섬에 관하여 믿기 어려운 비밀을 털어놓는다. 대피의 얘기에 의하면 그 섬은 지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낙원이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해변을 잉태하고 있으며, 외부인이나 잡동사니 관광객들로부터 한 점 때가 묻지 않은 순수의 섬이라는 것이다. 다음날 리차드는 자신의 방문에 붙여 둔 한 장의 쪽지를 발견한다. 그것은 대피가 직접 그린, 환상의 해변이 있다는 섬의 지도였다. 리차드는 이것이 그가 오랫동안 찾고 싶었던 "뭔가 다른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리차드는 대피의 방에 찾아가지만 대피는 이미 죽은 뒤였다. 리차드는 프랑소아즈와 에띠엔을 설득하여 대피가 그려 준 지도를 따라 모험을 떠난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한 그들은 자신들이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했던 그곳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사실 넷플릭스에 가입하고 알게 된 영화다. 제목이랑 포스터 면에서 끌리지 않았던 영화인데, 줄거리를 보고 흥미가 생겨 보게 됐다. 예상했던 것보다 흥미로웠고,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태국으로 여행을 간 리차드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혀있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것들에 미쳐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방콕의 허름한 숙소에 투숙하던 리차드는 미치광이 대피를 만나게 된다. 대피는 리차드가 혹할 만한 해변을 알려주고, 손에 대마초까지 쥐어준다. 새로운 것에 미쳐있던 리차드는 해변으로 떠나려하지만 그 해변이 어딨는 지, 어떻게 가야하는 지도 모른다. 다음 날 아침, 리차드의 방 문에는 지도 하나가 걸려있고, 대피가 줬다고 확신을 한 리차드는 대피의 방으로 들어가보지만 대피는 자살한 뒤였다. 그래도 이제 지도가 생겼으니 여행을 갈 수 있다. 그러나, 혼자 가기는 싫다. 마침 옆 방에 매혹적인 여자 프랑수아즈와 그의 남자친구 에띠엔이 있었고, 그들에게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둘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리차드와 동행한다.

힘든 모험 끝에 마침내 지도에 적힌 섬에 도착한 세 주인공. 도착해서는 원주민들에게 쫓기지만 가까스로 한 마을에 다다른다. 하지만, 리차드는 이내 실망한다. 여러 외국인들이 몰려 있었고, 그들이 마을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마치 관광지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일상과 풍습에 곧 반해버린다. 

그러나, 이 마을은 수상하다. 사람이 다쳐도 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죽으면 죽는대로 묻어만 준다. 이상한 게 리차드도 마을 사람들과 똑같이 그들을 대한다. 병원으로 보내지도 않고, 묻어주면서. 

족장 살은 그의 패기에 끌리게 되고,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함께 육지로 떠나기에 이른다. 육지에서 한 일행과 마주친 살과 리차드. 알고보니, 그들은 리차드가 미지의 섬으로 향할 때 잠시 머물던 섬에서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도 이야기를 꺼내고, 아차 싶은 리차드는 그들에게 꺼지라고 말한다. 며칠 후, 둘은 무사히 섬으로 돌아오지만 문제가 생긴다. 생필품을 구하러 갔던 섬에서 마주친 일행들이 리차드가 복사한 지도를 보고 섬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다. 단단히 화가 난 살은 산에서 리차드를 나무라고, 리차드에게 산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그들이 가진 지도를 뺏으라고 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점점 미쳐가는 리차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스토리라인은 영화 같았는데, 결말이 소설 같았다. 인간은 욕심 버리기 틀렸다, 정말.

리차드는 섬에서 사람들과 찍은 사진을 보며 기뻐하다가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과거는 없어지지 않으니,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갈 수 밖에.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미드소마를 떠올렸다. 미드소마 같이 모든 사람들이 정신이 나가고, 헤롱거리고 그 수준은 아니지만 여기 사람들도 많이 미치셨다. 그들의 터전을 위해, 쾌락을 위해 원주민이 살던 곳을 빼앗고 오염시켰고, 죽어가는 사람을 나몰라라 했으니까. 인간성이 끝에 달한 장면은 살이 이 모든 게 리차드 때문이라며 리차드에게 총을 쏘려고 했을 때였다. 역시 인간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으면 남 탓을 하게 되어있다. 아무튼, 거주민들 전체가 정상이 없다는 것이 미드소마와 비슷했고, 한 인간이 어떻게 미쳐가는 지 보여주는 것도 미드소마와 비슷했다. 리차드가 미쳐 그들보다, 아니 그들과 비슷한 잔혹한 인간이 되었던 것처럼 미드소마의 대니도 그들과 동화되었으므로. 차이점은 대니는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 말의 의미는 영화를 직접 보시며 판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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