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번째 책
작가: 버지니아 울프
줄거리: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세계 문학 전집'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특별판'으로도 독자에게 선보인 바 있는 책이지만, 이번에 다시금 '쏜살 문고'로 펴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글은 수많은 에세이와 소설을 남긴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한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말해 버리고 말기에는 부족한, 이를테면 '여성 문학'을 총체적으로 다루면서 그 미래를 밝힌 글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책은 두 차례에 걸쳐 두 곳의 여자 대학에서 이뤄진 '여성과 픽션'이라는 강연을 토대로 쓰인 글인데, 이때 울프는 '여성 문학가'라는 당사자로서 한평생 경험해 온 문학계의 상황, 즉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명확하고 재치 있는 언변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친다.
약 3개월에 걸쳐 읽은 책. 학교 다닐 때 읽기 시작했는데 한 학기가 끝난 지금 마무리지었다. 마음이 복잡한 때에 친구가 추천해주었다. 제목부터 확 끌린 책. 초장에 읽어나가는데 솔직히...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서 덮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3장부터 이해가 가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의 모든 장을 요약하면 '여성에게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로 귀결된다.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 모두 여성이 충분히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것들이다. 상징적이면서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이미 갖지 못한 상태에 저것마저 가지고 있지 않다면 여성이 어째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모든 걸 완벽하게 손에 쥐고 태어난 남성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느냔 말인가. 그런 남성도 그렇지 않은 남성도 여성을 아래로 보는 세상이라니, 그러나 세상은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니. 과격하다. 안으로 곪는 일은 지독히도 반복된다. 바깥으로 꺼내놓은 생각들은 땅 속으로 숨어든다. 버지니아 울프가 꽉 꼬집은 세상은 어찌 따가워질 뿐인지 의문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