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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Sep 02. 2023

잔잔히 들이쳐 오는,<바닷마을 다이어리>

2023년 70번째 영화

제목: 바닷마을 다이어리(our little sister)

감독, 작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야세 하루카(코우다 사치), 나가사와 마사미(코우다 요시노), 카호(코우다 치카), 히로세 스즈(아사노 스즈)

줄거리조그마한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살고 있는 ‘사치’, ‘요시노’, ‘치카’는 15년 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도, 추억도 어느덧 희미해졌지만 홀로 남겨진 이복 여동생 ‘스즈’에게만은 왠지 마음이 쓰이는데.. “스즈, 우리랑 같이 살래? 넷이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그려낸 문득,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들 <바닷마을 다이어리> 2015년, 올해의 영화가 찾아옵니다.


영화는 안 지 꽤 되었는데 어쩐지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친구의 추천을 받았고..! 이제는 손을 댈 때도 됐지 싶어 마음 바뀌기 전에 재생했다. 

첫째 사치와 둘째 요시노, 셋째 치카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곳엔 아버지의 내연녀와 내연녀가 낳은 자식 스즈도 함께 참석했다. 자매는 스즈를 미워하기는 커녕 웃는 얼굴로 대한다. 사치는 우리와 함께 살지 않겠냐며 묻기도 한다. 신기한 게 스즈도 그게 내심 좋았는지 자매들과 함께 살기로 한다. 며칠 후, 스즈는 자매가 사는 바닷마을로 이사를 오고, 전학도 이쪽으로 온다. 스즈는 살가운 언니들과 친구들 덕에 이곳 생활에 금방 적응을 한다.

자매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사치는 간호사이다. 그런데 이제 아내가 있는 선배와 썸씽이 있다. 선배가 보스턴으로 함께 떠나자고 하는 탓에 갈팡질팡한다. 요시노는 멀끔한 은행원처럼 보이지만 남자에게 이것저것 다 퍼주다 차이는 게 일상이 되었다. 남자친구는 요시노가 일하는 은행에서 적금을 해약한 뒤, 빚쟁이에게 돈을 갚는다. 그 적금은 요시노가 준 돈으로 든 거고. (^^) 셋째 치카는 동네 중학생 축구팀에서 서포터즈를 맡고 있다. 다른 자매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치카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많지 않다. 

자매는 잔멸치 덮밥을 해먹고, 세 자매가 좋아하는 단골식당에 스즈가 함께 가기도 하며 재밌게 지낸다. 그러던 중, 다시 돌아온 아버지의 기일에 엄마가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엄마는 자매가 어렸을 적 자매를 남겨두고 집을 나갔다. 유독 엄마를 미워하는 사치는 그날도 엄마와 다툰다. 엄마가 이 집에 관해 말할 자격 없다면서. 다음날, 엄마는 자신이 사는 삿포로로 떠나기 전, 자매가 사는 집에 들러 선물을 전해주고 간다. 사치는 매실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며 그동안의 말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전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단골 식당의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난다. 주인 아저씨는 스즈를 살짝 불러 언제 한 번 가게에 들르라고 한다. 사치와 아버지와 자주 갔던 곳에 스즈와 함께 올라가 아버지 욕을 크게 외친다. 그러자 스즈는 어머니 욕을 크게 외친다. (스즈의 엄마와 자매의 아버지가 바람이 났기 때문에) 이어 스즈는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모든 일을 다 마치고 네 자매는 함께 집 앞 바다에 간다. 사치는 보스턴에 함께 가자는 선배의 제안을 거절하고 동생들과 함께 하기로 한다. 


댕강댕강 끊긴 리뷰 같은데 그만큼 별일 없이 잔잔히 흘러가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살짝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 드라마 느낌이 물씬 났다. 요새 여성 주인공들이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많으니까. 그 인물들이 자매인 경우도 많고. 내연관계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은 막장드라마를 생각나게 했지만 그걸 크게 표현하지 않아 스즈가 자매들과 함께 살 때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 있었다. (가족이긴 가족인데 피가 반만 섞였으니까..)다른 리뷰글에 썼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러한 장면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주면서 가족의 형태를 확장시키려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에 가족의 형태는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동시에 '정상가족'이라는 형태가 견고한 사회에 살고 있다. 아직도 1인 가구를 동성부부를 문제로 보지 않는가.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런 가족도 가족이다, 누구든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곧게 말한다. 나는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그의 꾸준한 작품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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