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종 Sep 05. 2023

끝이 있더라도 괜찮아요,<애프터양>

2023년 10번째 재관람

제목: 애프터 양(after yang)

감독, 작가: 코고나다, 출연: 콜린 파렐(제이크), 조디 터너 스미스(카이라), 저스틴 h.민(양), 헤일리 루 리처드슨(에이다), 말레아 엠마 찬드로위자야(미카) 

줄거리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추자 제이크 가족은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 무엇을 남기고 싶었어, 양?


어제, 영화를 꼭 같이 보고 싶었던 언니와 보았다. 이유인 즉슨, 영화에 등장하는 <릴리슈슈의 모든 것>을 언니와 함께 봤기 때문. <GLIDE>가 흐르자마자 아니 '릴리슈슈'가 적힌 티를 보자마자 언니랑 무조건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알쓸별잡>에서 최근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미나리'나 '엘리멘탈' 같은 작품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그 시대엔 어렸던 이민자 출신의 자식들(이민자 2세)이 성인이 되어 자신들의 창작세계를 펼칠 때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마침 예시로 든 인물 중에 코고나다 감독이 있었고. 스틸에서 알 수 있듯, 제이크의 가족 또한 다인종이고, 그 중 미카는 중국에서 입양 온 아이이다. 양은 미카를 이해시키기 위해 나무를 통해 '가족'을 설명한다. 가지가 잘려진 나무도, 가지가 옮겨져 붙여진 나무도 모두 너에게 소중한 나무라고 말이다. 연출이라지만 정말 잘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고심한 게 보였다. 

아, 저번 관람 때엔 몰랐는데 월례 가족 댄스 대회에 참가한 인물들을 보니 '에이다'가 있었구나. 배경이 미래라는 것을 설명해주듯 에이다는 '복제인간'이다. 양이 전에 살던 집에서 고모 할머니를 돌보던 여자의 이름도 '에이다'였다. 그때의 기억으로 복제인간 '에이다'를 사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차를 우리는 장면과 나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은 요번에 더 좋아졌다. 로봇으로 이것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느껴보고 싶은 마음과 '무'가 없으면 '유'도 없는 것이라는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말하는 것까지, 이 장면들에선 아무것도 뺄 것이 없다. 담백하게 후벼판다. 

양의 기억은 전시됐을까? 양은 연구됐을까? 메모리뱅크의 모든 기억들은 아름다울까? 울렁댄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30문 30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