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종 Jun 12. 2021

유전자가 전부인 세상이 온다면,<가타카>

2021년 37번째 영화

제목: 가타카(gattaca)

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에단 호크(빈센트 프리맨), 우마 서먼(아이린 카시니)

줄거리: "하느님이 행하신 일을 보라, 하느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 전도서 7장 13절 / “우리가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릴 바꾸려 할 것이다.” - 윌리암 게리린 가까운 미래,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의 가장 우수한 인력으로 손꼽히고 있는 제롬 머로우(Vincent/Jerome: 에단 호크 분), 큰 키에 잘생긴 외모, 우주 과학에 대한 탁월한 지식과 냉철함, 그리고 완벽한 우성인자(유전법칙의 우/열성이 아닌 ‘우수한 유전자’을 가르킴)를 갖추고 있다. 토성 비행 일정을 일주일 남겨두고 약간은 흥분을 느끼고 있는 그의 과거는 우주 비행은 꿈도꾸지 못할 부적격자 빈센트 프리만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신의 아이 빈센트의 운명은 심장 질환에, 범죄자의 가능성을 지니고, 31살에 사망하는 것이었다. 빈센트의 운명에 좌절한 부모는 시험관 수정을 통해 완벽한 유전인자를 가진 그의 동생 안톤을 출산한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던 빈센트는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을 펼쳐 나간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그는 우주 비행사가 되는 그 어떤 시험이나 면접도 통과하지 못하는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고, 집을 나간다. 동생과의 수영 시합 중에 바다 한 가운데서 익사하려는 동생을 구해냈을 때 힘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믿음과 자신이 꿈을 간직한 채. 청소부 생활을 전전하던 빈센트는 어느 날 최고의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예견된 미래에 반기를 든 그는,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다. 유전학적으로 열성인 자에게 가짜 증명서를 파는 DNA 중계인 게르만은 우성인자를 팔려고 하는 유진 머로우와 빈세트를 연결시켜 준다. 유진의 유전학적 우성인자는 빈센트가 인생에 있어 순수하게 원하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해서 빈센트는 피한 방울, 피부 한 조각, 타액으로 인간의 증명을 읽어내는 사회를 속여야만 한다. 물론 쉬운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열성을 감추기 위해 그의 근시안, 유진과 같은 키를 맞추기 위해 고통스럽고 고문같은 수술까지도 견뎌야 했다. 유진 머로우와 빈센트 프리만의 결합을 통해 제롬 머로우는 탄생했다. 그후 당당히 가타카에 입사했고, 가타카에 같이 근무하는 아이린(Irene Cassini: 우마 써먼 분)과 사랑에 빠지는 행운까지 누리게 되는데.


중학생 때 과학 선생님께서 잠깐 틀어주신 적이 있는 영화다. 그때는 정말 너무 지루해서 보다가 엎드려 잤었는데 이제는 영화를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보는 근성이 생겼으니 재생해봐야지.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던 이 영화를 끄집어냈다. 조금 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영화적 설정으로 넘겨야겠지? 흥미로우면서도 슬프게 다가온 영화였다.

인종도 용모도 다 소용없는 시대가 왔다. 이 세계에선 오직 최고의 유전자만 따진다. 유전자로 사람들의 수명을 판단하고, 사람의 질병을 예측한다. 그런 시대에서 최고의 유전자를 뽐내는 제롬은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의 누구보다 우수한 직원이다. 곧 우주선도 탈 몸이지만, 사실, 제롬에겐 비밀이 하나 있다. 제롬은 제롬이 아니다. 그는 태어났을 때, 최악의 유전자를 달고 태어났다. 수명도 30살에 불과했고, 각종 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았다. 빈센트는 자신이 꾸준히 한 체력관리로 조금씩 달라지긴했지만, 한 번 가진 유전자는 바꿀 수 없었다. 그때 마침, 우성인자를 파는 제롬 머로우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매일 받는 우성인자로 가타카에 입사하게된다. 제롬 행세를 하는 빈센트는 모두에게 부러움을 사고, 그 만큼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아이린이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당연히 이런 빈센트에게 고비가 있을 리 없다. 우주선을 타기 며칠 전, 빈센트의 우주선 탑승을 반대한 감독관이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사건 근처 장소에서 빈센트의 눈썹이 아이린에 의해 발견된다. 아이린은 검사를 통해 부적격자의 눈썹임을 확인한다. 다시 말해, 빈센트가 부적격자라는 것을 알게된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올 때, 유전자를 갖고있는 사람의 사진도 함께 뜨는데, 범인을 잡으러 나온 형사는 사진을 보고 누군지 단번에 알아본다. 바로 그의 형, 빈센트였다. 알고보니, 살인 사건을 조사하러 나온 형사가 빈센트의 동생 안톤이었다. 안톤은 유전자 조작으로 형과는 달리 우월하게 태어났다. 살인사건의 범인이 형임을 직감한 빈센트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다. (이제보니 안톤이 수사를 대강대강하려던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마침내, 빈센트가 우주로 떠나는 날, 빈센트와 제롬은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그러면서 제롬은 빈센트에게 우주선에 타서 보라고 봉투 하나를 준다. 우주선을 타러 가타카로 온 빈센트는 당황한다. 우주선을 타는 날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않다며 제롬에게 어떤 우성인자도 받아오지 않았는데 탑승자 검사를 하고있다. 검사관에게 물어보니 올해부터 방침이 바꼈다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소변을 받아 검사하는 빈센트. 검사 결과는 부적격이라고 나왔지만 검사관의 착한 조작(?)으로 적격 판정을 받는다. 우주선에 타 봉투를 열어보는 빈센트, 안에는 제롬의 머리카락이 들어있다. 불을 뿜으며 우주선이 우주로 향하자, 제롬의 집에도 불길이 타오른다.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고 제롬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옛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나 각본이 세련됐다. 찾아보니 트루먼쇼의 각본을 쓴 작가분이 각본을 쓰셨다는데 뛰어난 선구안을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 시대에 이런 생각을 했지 싶다. 사람에 대한 통찰이 깊다는 생각이 든다.

유전자 조작이 가능했다면 나는 어떤 아이로 태어났을까? 궁금해진다.

결과적으로 빈센트는 제롬에게 우성인자를 물려받은 것은 맞지만 예상했던 30세보다도 오래 살았고, 심장병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병도 걸리지 않았다. 우월한 유전자를 받지 않았어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유전자를 뒤엎었다는 얘기가 된다. 노력으로 정말 가능한 것일까 궁금하다.

내가 슬펐던 부분은 제롬이 죽는 장면이었다. 이제 자신의 유전자를 줄 사람이 없는 제롬은 스스로가 쓸모없어졌다고 느끼고 이런 선택을 한 거겠지. 자신이 죽는 것을 여행간다고 표현한 것이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다른 누군가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옳은 것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작가의 이전글 겨울이 봄 향기를 맡을 때,<나의 아저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