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종 Oct 27. 2024

<홀리 이노센트>

2024년 7번째 뮤지컬

홀리 보려고 <몽상가들>까지 봐두었는데 좋아하는 페어 나오는 날은 시간이 안 맞고 그냥 보자니 므엉하게 되고...존버한 끝에 천사님의 은혜로 자첫을 하게 되었다. 현석매튜 재한테오 유하이사벨 희준자크 페어로 보았다. 극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드아센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드아센 시야 좋다! 2층에서 봤는데 배우들 얼굴이 또렷이 보임 음향도 짱짱함 그런데 한 가지 무서웠던 것 난간이 없음....(천사님: 거기 2층이 좀 무서워요^^;;)그래도 난간 없는 덕에 시방 없이 쾌적하게 보았어요~


전체적인 스토리는 <몽상가들>이랑 비슷한데, 결말이 달라서 신선했다. <몽상가들>은 테오와 이사벨이 마침내 혁명의 현장에 끼어들고, 그 둘을 매튜가 말리고, 마침내 텅 비어버린 시위의 현장을 보여주어서 허무했다. 이 혁명 뒤에 뭐가 남았나 같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 <홀리 이노센트>는 매튜까지 시위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인물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느낌? 아니 매튜를 죽일 지 몰랐어요 왜 왜....그것으로 테오와 이사벨이 더욱 각성해서 시위에 나서게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감정이 뚝뚝 끊긴 것. 아무래도 영화 속 모든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서사를 쌓기에는 어려우니까 중요한 장면들로만 극을 구성했는데 이게 몰입을 방해했다. (그렇다고 영화 속의 수위 높은 장면들을 보여달라는 건 아닙니다. 연출을 더욱 손 봐서 이입할 수 있게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입니다.) 테오&이사벨 남매와 매튜의 만남이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가 않으니까 그 뒤가 대부분 삼삼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분명 좋은 장면도 있었습니다. 셋이서 영화 퀴즈하는 장면, 고뇌하는 매튜가 나가고 집에 남은 이사벨과 매튜, 테오와 자크의 멱살잡이. 영화 퀴즈하는 장면은 <몽상가들>이 생각날 정도였다. 그들만의 꿈에 잠긴 세 사람. 현석씨 여기서 졸귀였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찰리채플린 따라하는 현슥씨...진심으로 행복해보였습니다. 남매에게 케이크 받을 땐 왜 이리 또 어린 아이 같던지 귀여워....집에 매튜랑 이사벨만 남았던 장면은 이사벨은 별 거 하지 않아도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느꼈던 장면이다. 솔로 넘버도 하나 있었는데 꾀꼬리 음색으로 부르니 나도 반해버렸어요(진심) 그런 이사벨을 바라보는 매튜의 눈에서도 꿀이 뚝뚝. 나중에 데이트도 신청하는데 둘 다 너무 귀엽더라 쑥맥인 매튜와 이사벨 그 자체였어요(정확히 말하면 매튜 쪽이 훨씬) 테오와 자크의 멱살잡이는 영화에서는 테오가 현실을 외면하는 걸 보여주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간접적으로..음 말로만 혁명을 찬양한다거나 혁명과 반대되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여준다거나 요런 게 다였는데 여기선 고민하는 표정을 계속해서 드러내주고, 시위에 나갈까 말까 무거운 걸음으로 끊임없이 걷고, 마침내 마음을 고쳐 먹고. 여기서 자크 역할이 정말 중요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기억하기로는 <몽상가들>에선 자크가 지나가는 친구 역할이었을텐데 이걸 살렸구나....자크가 진짜 운동권 그 자체라 넘치는 패기, 끓는 피와 착붙 그 자체였다. 거기다 발성도 좋아 노래할 때마다 정말 앞장 서서 혁명 주도했을 거 같은 느낌. 현실을 외면하는 테오의 멱살을 잡고 밀치고 이것도 운동권 그 자체라 좋았습니다. 모든 게 자크를 향해 있었던 것 마냥.


요번에 극도 자첫이긴 했지만, 배우들도 모조리 자첫! 몽재한유하는 베어 나왔었고(몽만 다른 시즌) 희준자크는 검색해보니 보이그룹 출신이네. 그룹 이름 들어본 적 있으니 어디선가 스쳤을 것이야. 아무튼....현슥씨부터 이야기하자면 첫 등장 때부터 때묻지 않은,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게 새롭다! 느낌이라 소년 매튜에 딱 어울렸다. 매튜의 얼굴을 하고 있다면 납득이 될까. 나중에 이사벨에게 데이트도 청하고, 영화 퀴즈도 내며 깔깔거리며 그들에게 동화된 그를 보며 얘는 왜 점점 더 소년이 되어 갈까 그런 생각. 혁명에 참여했을 땐 성장했다고 느꼈지만. 재한 배우는 아니 목소리가 정말 단단한....내가 생각한 테오보단 부드러운 인상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약한 모습 보일 때 더 와닿았다. (유약한 테오) 그런데 등장해서 영화 이야기할 때 매혹적이더라 나중에 샴쌍둥이에서 테이블에 누울 때도 정말....유하 배우 왜 이제야 제 앞에 나타나신 거죠(너가 안 보러 간 거잖아) 위에서 말했지만 꾀꼬리가 환생한다면 선유하겠지(끄덕) 넘버 들을 때마다 동화 나라 와있는 것처럼 정신이 맑아짐(푸우) 사실 유하 배우의 이사벨도 영화 속 이사벨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영화 이사벨은 조용하지만 제멋대로인 느낌이라면 극 이사벨은 통통 튀고 조금은 신중한 면모가 있는! 아 몰라 몰라 매력적이었어요, 당신. 희준 배우는 넘버 부를 때마다 가요 부르는 거 들어보고 싶다...락 부르는 거 듣고 싶다...했는데 역시 가수였어(vav 많관부) 희준 자크는 연습실이나 대기실에서 늘 과몰입을 하고 있다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뭘 물어봐도 자크 식으로 대답한다는데 이걸 그대로 무대까지 올려서 '자크'라는 인물을 보여준다. 역시 배우들이 과몰입하면 따라갈 수 없다는 게 정설. 자크다운 자크 덕에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결단력 있는 자크 멋있어(응응)


아쉽기도, 먹먹하기도 했던 <홀리이노센트> 후기 끝!

밤공으로 봐서 더 여운이 남네. 

작가의 이전글 <19 크라임> 리딩공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