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즈 인 더 밴드>

2025년 7번째 연극

by 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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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진 종일반 하려다 아니다 싶어(=피곤하다) 가장 보고싶은 거 하나만 보자! 그럼 뭘 볼까? 아! <보이즈 인 더 밴드> 봐야겠다 ㅎㅎ 이렇게 됐다. 초연 때 관객 분이랑 극 관련 얘기 나누면서 "꼭 볼게요!" 했는데 그 약속을 이제 지키네 공연을 보고는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나저나 벅스홀 왕 오랜만이다! <미오 프라텔로> 이후 처음이네 어 내가 미오 막공을 작년 10/26에 봤으니까 어어...? 딱 1년 만에 왔구나 ㅎㅎ


1960년대 뉴욕의 한 복층 아파트, 마이클은 해롤드의 생일 파티를 위해 자신의 친구들을 초대한다. 룸메이트였던 도날드를 필두로 에머리, 래리, 행크, 버나드까지 (아! 우리의 얼음 공주님께선 좀 늦으신다네요) 오는 듯했지만...에머리가 해롤드의 생일선물로 초대한 카우보이, 그리고 초대받지 않은 앨런까지 파티에 합류하게 된다. (없던 일로 치라며 ! 왜 온 건데 !) 앨런은 처음 본 행크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관심을 표시한다. 여기서 재밌는 건 이런 앨런이 달가워하지 않는 건 에머리다. 춤을 알려주는, 하이톤의 목소리를 가진, 자신에게 적대적으로 구는 에머리가 다소 '호모'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한 대 씩 쳤는데 마침, 오늘의 주인공 해롤드 등장(두둥) 카우보이는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해롤드와 진한 키스를 나눈다. 여기서 앨런은 알게 된다. 이곳에 모인 사람이 모두 게이라는 사실을. 앨런은 서둘러 떠나려 했지만 우리의 마이클 아까 나눈 대화(행크가 어떻고~에머리가 어떻고~)를 들먹이며 너도 실은 게이 아니냐며 몰아간다. 끝까지 부정하는 앨런. 마이클은 문을 막고 게임을 제안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할 것' 상대방이 전화를 받으면 1점, 본인 이름을 받으면 2점 등등 규칙을 정해두고서.

버나드는 소년 시절 좋아했던 피터 달벡에게 전화해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자 한다. 버나드는 이름을 말하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달벡 부인이 전화 받음+용기가 나지 않음 이슈로 고백 대신 위로를 남긴다. (달벡이 세 번째 이혼했거든요) 다음은 에머리 차례인데...! 먼저 전화 게임을 했던 버나드가 전화를 하지 말라고 한다. 네 존엄성 잃는다고. 아랑곳하지 않는 우리의 에머리는 사랑했던 사람에게 전화하지만 잘못 걸었을 거라며 상대가 끊고 만다. (이 과정에서 싸움이 하나 발생합니다. 에머리, 버나드(흑인)-마이클(백인, 중산층) 구도로요) 다음은 행크...행크가 맞는데 앨런이 끼어들어 우리 여길 빠져나가자고 한다. 하지만, 행크는 그럴 수 없고, 래리와 연인 관계인 것을 밝힌다. (여기서도 싸움이 하나 더 행크-래리 구도로. 래리는 행크 포함 사랑하는 사람이 많음 이런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던 행크는 다자연애를 제안했음 하지만 래리는 그건 내 스타일 아니라 함 한 번에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순 있지만, 만나는 건 하나만 하고 싶음) 뭐 암튼 여찌저찌해서 행크는 래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래리 또한 그의 마음을 받아준다. 다음은 앨런. 여기서 개큰 일이 발생하는데 마이클이 앨런을 몰아가다 아웃팅해버린다(띠용 네가 왜?)

앨런은 자신을 동성애자라 밝힌 적도 없을 뿐더러 결혼해 단란한 가정이 있다. 언성이 높아지면서 앨런이 대학 시절, 동창 저스틴 스튜어트와 잤고, 저스틴이 앨런을 애인 삼고 싶어해 연락을 끊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혼란스러워하던 앨런은 수화기를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마이클은 옳다구나 싶었겠지만 사실 얘가 전화 건 사람은 프랜(앨런의 부인)이었다. 순식간에 싸해진 파티 분위기는 길을 잃다 모두가 떠나간 후, 마이클의 절규로 흠뻑 젖는다. 도널드의 위로로 상태가 나아진 마이클은 잠시 성당에 다녀오겠다 한다. 텅 빈 집안(실은, 행크-래리가 있지만)에 안락한 소파에서 책을 읽는 도널드의 모습으로 연극은 막을 내린다.


악 잠시만 나 이거 보고 왜 욺...? 마이클이 해롤드에게 액자 선물 건넬 때, 버나드 애써 괜찮은 척 할 때, 에머리 옛 사랑 얘기하다 확 진지해질 때 영화 후기에 썼지만 에머리, 카우보이 캐릭이 우스워만 보일까 걱정했거든 민우에머리 진지해지기 전까지는 호와 불호를 넘나들다 진지해진 다음부터 확 집중되서 잘 봤다 전에 민우 배우가 차별금지법 관련 스토리 올려준 거 기억나는데! 뜻깊은 공연에 뜻깊은 배우가 참여해서 제가 다 기뻐요 ㅎㅎ 한빈카우보이 귀여웠어 아 라자냐 ㅋㅋㅋㅋㅋㅋㅋ 라자냐 맛있었나봐....(츄릅) 원작이 있고 연출 지시도 있었을 거고 배우들 스스로도 조절하는 게 있었을 거라 어려웠을 텐데 마냥 가벼워보이지는 않게 노력 많이 한 게 보였다. (짱!) 그리고 준호버나드! 온화한 인상이 영화에서 버나드 튀어나온 것 같았음 동시에 속은 깊어서 아 전화씬 표정 보는데 안 울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날 울게 해...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실은 사랑한다는 말이랑 다름 없지 않나 싶고. 은빈래리! 여름에 은빈평범으로 봤는데 ㅎㅎ 아 은빈씨가 튕김....^_^ 아 은빈아 내가 본 래리는 그러지 않았는데....배우 해석 들어가면서 캐릭터가 채워지는 건 알겠는데 래리가 저렇게 과장됐나? 저 정도로 튀는 거 같진 않았는데 저는 다른 래리도 궁금하네요 영손행크!!!! 아 허영손!!!!! 오랜만에 보는데도 잘해서 할 말 없음 목소리랑 딕션이랑 태도랑 행크 그 자체이신데요 ㅠㅠㅠㅠㅠ 확신을 주는 목소리에서 이 사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구나 믿고 있구나가 느껴졌음 다인도날드!! 다인씨 자첫인데 워낙 칭찬 많이 들어서 ㅎㅎ 잘한다 도날드가 마이클만큼 무대를 벗어나지 않는 것 같았다 분위기 전체를 살피면서 다른 사람 얘기하는 거 경청하고 앨런에게도 술 권하는 거 보는데 웃긴 얘긴데 이 사람 실제로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ㅋㅋㅋㅋㅋ 따스한 시선으로 모두를 바라보는 다인도날드 동시에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려는 노력이 드러나서 좋았어요((도니라고 부르지마)) 상윤앨런 와..........자첫인데........취향인 포인트가 많아서 속으로 헉! 하는 순간이 많았다. 파티장 왔을 때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표정이나 마이클 친구들이 게이인 거 알았을 때 거북해하던 표정(이게 압권임) 전화기 들고 프랜이랑 통화할 때 괴로워하던 표정까지 아 이 앨런 뭐지......ㅠ마지막에 마이클한테 "고마워"라고 하는 거 대체 뭐가 고맙다는 거예요?(+) 그러고 커튼콜에서 전화하면서 사랑해? (최종붕괴) 누구한테 전화한 거야 나 진짜 궁금해....ㅠㅠ 이건 디테일인지 모르겠는데 상윤앨런은 거울을 종종 보더라 자신의 모습을 보려는 양..영화에서 앨런이 유리(거울인지 통유리인지 기억이 안 나)에 비치는 모습이 한 번 나와서 말해본다 내가 느끼는 상윤앨런은 이 밴드에 끼고 싶지만 지켜야 할 것들이 있어서 못 끼는 것 같았음 중간중간 카우보이도 토닥여주고 귀 막고 있지만 실은 다 경청 중이고 술 따라주러 오는 도날드에게 호의적으로 대함 그런데 얜 가족이 있고 사회적 체면이 있고(나를 지켜야 해) 바다해롤드 사실 전 바다해롤드를 보러 왔습니다 <프라이드> 보고 이 사람 잘해 이러면서 홀린 듯 옴 근데 여기서도 이 사람 잘해 홀린 듯 다음 극장 아아 홍아센 소극장이라고요? ...아 아무튼 바다해롤드 영화 속 해롤드처럼 자신이 가진 카리스마로 분위기 잡는 게 마음에 들었음 나긋한 대사투도 좋았고 실실 비웃는 것도 마음에 들더라구요 이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은 상황을 꿰뚫어요 마이클 선물 받았을 때 가라앉아서 이야기하는데.....(사진 보여줘요) 김바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짜증내는 거 왜케 웃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하면서 가방 휘두르는 거 개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이거랑 행크가 사온 스웨터(행크. 자랑스러운 듯 자신이 입고 있는 스웨터도 보여준다) 볼 때 "응응~말 안해도 알겠어~" 나가면서 마이클한테 전화 받으라는 거 왜 이리 따숩니 그러니까 마이클 전화 받아. 마지막으로 재영마이클(후하후하 배우가 9명이다 보니 배우 후기 뚱쭝해짐) 사람이 점점 망가지는 게 실시간으로 보여서 왜 저래..싶음 술담배 끊었다는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상황 안 돌아가니까 다시 입에 대는데 그러면서 표정이 퀭해져가는데 사람이 미쳐가는 걸 제대로 보여줌(약에 술 들어가니 더 난폭해지는 거 맞구나) 해롤드의 "마이클은 아무도 사랑한 적 없어." 이거에 흠칫하는 마이클 마이클은 자신이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 선을 넘어들라 하면 방어기제 바로 장착(원래도 방어기제 두꺼운 앤데) 되려 쏘아붙인다 재영마이클 이걸 아주 잘해...미워 죽겠어....묵직하게 한 방 먹인다 그런 게 아니라 미쳐서 찍찍 싸대는 느낌 ㅋㅋㅋㅋㅋ ㅠㅠ 그러다 나중에 다 떠나고 무너져서 도날드 찾는 거 보고 얘도 참 약하구나....재영마이클 전화 게임 때도 옆에서 계속 고백하라 하는데 넘 얄밉고 ~ 특히 앨런 몰아갈 때 아주 작정했더라 아 얄미워 !! 아 재영씨 바지에 물 흘려서 쉣 이랬나 ㅋㅋㅋㅋㅋ 물 묻은 부분 다른 다리로 가리더라 왁 카우보이랑 키스할 때 왁 순식간이어서 놀람 영화에서 같은 장면 나오는데도 놀랐네 그런데 재영씨(재영마이클 아님 재영씨임)도 왜 놀란 것 같지 ㅋㅋㅋㅋㅋㅋ 재영씨 사실상 대사 제일 많은데 발음 꼬이는 거 없이 진짜 잘하더라 민피도 볼 걸....아 뮤도 보러갈게요~


연극이라서 좋은 점도 있었다. 눈앞에서 연기를 보는 거라 배우들의 감정이 더 잘 와닿음. 표정이 보이니까 이 사람이 어떤 감정인지를 조금은 알 것 같음 자꾸 왜 앨런이 눈에 밟히지....."고마워" 하고 나간 게 너무....... 조명으로 마이클, 앨런만 비춰주는 연출도 좋았다. 얘네 보통 사이는 아니구나 하는 암시를 반짝! 하는. 마지막에 "내 이름은 도니가 아니야. 도날드야. 도날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 도니라고 부르지 않아." 헉 나 이 대사 듣고 넘 놀랐는데 앞에 "내 이름은 미키가 아니야. 마이클이야. 마이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 미키라고 부르지 않아." 가 있기 때문. 내가 놀란 건 같은 구조의 문장이 한 번 더 나와준 거 였는데 어제 관대 보니까.....ㅠㅠ 저 대사가 도니(=예전의 나)가 아니야. 도날드(=현재의 나, 앞으로 걸어나갈 나)야 라고........때문에 미키(=대학시절의 마이클, 커밍아웃하지 않은 나)와 마이클(=현재의 나, 커밍아웃한 나)도 이런 의미라고 와.....이거 대사 누가 쓰셨어요...? 와.....영화에선 다음주에도 볼래? 가 끝이어서 도날드랑 마이클이랑 계속 보면서 살겠구나 싶었는데 이거 보고 도날드랑 마이클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출발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슬프지만 우린 언제까지 남에게 의지해 살 수는 없는 거니까. (여지를 안 주니까 슬퍼짐) 마지막 장면 하니까 마이클은 아버지가 돌아가는 순간까지도 인정 받지 못했구나 그래서 자기 혐오가 심해진 거구나... (그래도 아웃팅은 오바야 친구야)


어떤 분은 <보이즈 인 더 밴드>가 좋은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셨다. '못난 모습 그대로 두는 게 좋다'고. 공연을 보고나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래, 우린 남들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예쁘지만 자신마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밉잖아.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다시 생각해도 연극 잘 봤다는 얘기 밖에 못하겠다 허헝 공연 보고 위에 말한 얘기 나눴다던 관객분에게 연락을 넣었다. 초연 땐 같이 나눈 대화를 통해 많은 것들을 고민하며 공연을 보셨고, 재연 때엔 그때 나누었던 대화들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이에 더해 우리는 <보이즈 인 더 밴드>와 <프라이드> 같은 극들이 낡았다는 평가를 하루 빨리 받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려면 사회는 얼마나 진보해야 할까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바라는 미래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 대본집이 필요없을 정도로 원작과 비슷하다. (심지어, 마이클 집 분위기도 자아내서 놀람) 원작이랑 연극 보면서 <프라이드> 버튼 눌림. 50년동안 얼마나 투쟁해왔나 하는 작가의 말에 50년을 뛰어넘는 필립, 올리버, 실비아가 떠올랐고,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괜찮을 거야).", "용서할게. (뒤에 덧붙는 대사가 있었지만)" 듣고 허억! 프..........시간이 흘러도 고민하는 사람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야. 하아..."용서할게."는 극 중 해롤드 대사였는데 <프라이드>에선 올리버 대사였고 모두 김바다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악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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