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등이 낳은 12등

by 뱃살두툼

고등학생 때인지, 중학생 때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반에서 36등을 한 나는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엄마에게 말했다.

"그래도 내 뒤에 21명이나 있다."

이 말을 듣고 평소에도 말씀이 많이 없던 아빠는 별말씀이 없으셨고,

우리 엄마는 웃으셨다.

화도 내지 않고, 허허 그렇네 하며...


세월이 흘러 흘러,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던 나는 엄마가 되었다.

어제저녁 탭으로 숙제를 하던 아이가 말했다.

"엄마 12등 했어, 그래도 내 뒤에 4명 있어."


옛 어른들의 말이 맞다.

정말 참으로 맞는 말이다.

콩 심은 데, 콩 난다. 절대 팥이 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명심하고 숙제시킬 때 화내지 말아야지.

오늘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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