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를 하는 당신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by 민태선

후회라는 감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무언가를 했었어야 하는데 무언가를 골랐어야 하는데 하는 일을 뜻한다.


후회를 뜻은, 과거의 일을 두고두고 뉘우치는 것을 뜻한다.


과거의 일을 뉘우친다면.

후회가 정답이다.


하지만 뉘우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대체 뭘까.


과거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라는 감정과

두 번다시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감정이 동시에 들어야 후회라면.


그렇지 않고 그러지 말았어야지만 든다면.

아마 그것은 무회(無悔) 일 것이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지만,

두 번다시 반복할 것이라는 자신의 가장자리 속에 두는 감정.


결국 그것은 합리와 일뿐.

타인들은 항상 후회를 연속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한 가지를 깨닮고 나선

그런 무회 속에 나를 두지 않기로 했다.


진정한 후회를 하는 것.


그것이 자신을 더 나은 것으로 나아가게 만들어 주기에.

이 후회라는 감정을 깊이 돌아볼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든다.


후회는 선택의 감정이 아니다.

소낙비에 차오르는 유리병 안의 빗물처럼.


자연스럽게 세월의 흐름에 걸쳐 차오르게 된다.

아무 감정 없이 바닥에 내려놓은 유리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이 차오르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비가 내린다.

공기 중의 퇴적물들이 물방울들과 섞여 유리병 안에 담긴다.


단지, 우리는 유리병을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시간이 되어 되돌아보았을 때.


자신이 내려놓은지도 모르는 그 유리병 안이 채워지고,

그것을 바라보며 과거를 추억한다.


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유리병이 아닌,

그 유리병에 담긴 빗물.


그 안의 서사가 당신을 괴롭히고 있단 걸 깨우쳐야만 한다.

사람들은 그 감정들을 바라보며 오해한다.

내 잘못 때문에 이 병 안 속에 물이 차오른 것이다라는 착각 말이다.


물론, 유리병을 내놓지 않았더라면

걱정이라는 빗물은 쌓이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유리병을 거꾸로 들어 물안의 것을 빼내면 그만일 것을.


구태어 그것을 남에게 보여 주고 싶은 오만에 더러 빠지고,

잠깐 자신의 깨닮음이 다 다가왔다 착각한다.


무언가를 바꿔야겠다는 충동이 각오가 되어 차오를 때

후회가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오해였던 것이었다.

당신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병 안 속의 빗물을 바라보며,

옛날 있었던 일들을 추억하며 자신의 속을 곪아 내는 것?


이것 또한 나의 죄이다 라며 유리병 안의 것을 몸 안에 둔 채

좋지 않은 것들을 키워내는 것?


아니다.


그저 유리병을 쏟으면 될 일이다.


그리고 유리병을 비가 내리지 않는 지붕 있는 곳에 두어 보면 될 일.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라.

방관하고 잊으란 말이 아니다.


과거 잘못이 있었더라면 깨끗이 정리하라.

두고두고 집안에 두고 감상하라.


당신이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와 사유를 명명백백히 밝혀 내라.


유리병을 깨지 말고,

집안의 한 곳에 둔 채 고이 보관해라.


당신의 죄는 없어지지 않는다.

눈앞에서 치운다 한들, 방안 구석에 잠자고 있다.


두 번다시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유리병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계속해서 성찰해야만 한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유리병을 되돌아보게 된다면,

너무 깨끗이 닦아 내 얼굴이 비춰 볼 때쯤 된다면.


그때 서야 진실을 깨닮을 수 있을 것이다.

무언인가 바꿔야겠다.


그 각오는 의지나 충동에 가까웠다.


그것을 후회와 혼동했고,

우리는 감정이 식어버릴 때 스스로 자책하게 되는구나.


후회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산물이며

대상의 흔적이자 통제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그저 묵묵히 받아 내야 할 삶의 흔적이구나.


자책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판을 줄이라는 말이다.


과거를 사과하란 말이 아니다.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다.


다만, 소를 더 이상 키우지 않겠다는

결심은 당신을 더욱 궁핍하고 슬프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오판을 줄여라

착오를 죽여라.

실패 속에서 배워라.

고통 속에서 피어나라.


소가 사라진 외양간.

소를 신경 쓰지 않고 외양간을 고칠 기회를 얻었지 않았는가.


또다시 다른 소를 들일 기회가 찾아온다. 머지않아 반드시.

그때 찾아오는 소들을 반기며.


환한 미소로 그들을 품에 안아라.

멋지게 살아가라.


우리는 반드시 멋지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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