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사람들은 샤머니즘에 열광할까?

가장 합리적인 교육을 받은 세대가 가장 오래된 해석 방식에 빠진 이유

by Light Life



온라인 운세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요. 2025년 시장 규모는 약 1조 4,000억 원, 연평균 성장률은 거의 25%에 가까워요. 유튜브 타로 채널은 1,400여 개가 운영 중이고요. 단순 유행이라기엔 규모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주로 10대부터 30대가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데 뭔가 이상한 거예요.


누적 다운로드 1,500만을 돌파한 어플리케이션, 점신 (출처: 점신)


‘가장 기술 친화적이고 합리적인 교육을 받은 세대가 왜 가장 오래된 해석 방식인 샤머니즘에 끌리는 걸까? 정신의학적으로도 너무 흥미로운 이슈라 지나칠 수 없었죠!


| 삶의 대본이 사라진 세대 |


20~30년 전만 거슬러 가도, 정해진 인생 공식이 뚜렷했어요. 대부분 특정 나이가 되면 학교를 가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파트를 사고, 때가 되면 은퇴했죠. 하지만, 이제 사회는 너무 빨리 변하고, 하나의 공식을 따라가기엔 위험도 커요. 심리학자 댄 맥아담스는 인간 정체성의 핵심을 ‘내러티브 아이덴티티’, 즉 자기 삶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는데요. 지금 젊은 세대는 그 이야기를 예측하도록 도와줄 외부 틀이나 서사가 사라진 거예요.


tempImageyzCJNg.heic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타로카드 (출처: pinterest)

그래서, 오늘날 10~30대(아래선 편의상 MZ세대로 부를게요!)는 굿을 하려고 용한 무당을 찾는 무속 신앙이 아니라, 나만의 ‘즉석 서사’를 만들어줄 MBTI, 타로, 사주, 타임라인 리딩 등 다양한 도구를 찾아 헤매고 있어요.


| AI는 예측할 뿐, 해석하지 않는다 |


챗GPT에 생년월일을 입력해 사주를 보는 것도 한동안 유행했는데요. 여전히 포스텔러, 점신 같은 어플은 잘 되고 있어요! 2024년 포스텔러는 연 매출 100억을 넘겼고, 점신 앱을 운영하는 테크랩스의 2023년 매출액은 무려 830억 원이래요. 욕망과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는 알고리즘 속에서 자란 MZ세대가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온라인 운세에 월평균 83,000원을 소비하는 셈이에요.


tempImageg5YJjr.heic 운세 부문 1위, 포스텔러 (출처: 포스텔러)


AI는 빠르게 계산하고 정확히 예측하지만,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잖아요! 왜 요즘 우울한지, 왜 일이 잘 안 풀리는지, 왜 외롭고 불안한지, 스스로도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에 시원한 해석을 해주는 건 샤머니즘이었어요. ‘기운이 막혔다’, ‘올해가 삼재다’ 이런 말이 무기력한 상태를 합리화해 주기도 하고요.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돼도, 마음의 언어로는 이해할 수 있어요. 예측이 아니라 해석, 데이터가 아니라 이야기이기 때문에요.


또 다른 심리학자 제롬 브루너는 인간이 정보를 이해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정리했는데요. 바로 논리적 방식과 서사적 방식이에요. 인간의 정서와 정체성은 이중 항상 서사를 요구하고요. AI가 못하는 정서적 해석을 무속은 오래된 언어로 메우는 중인 거예요.


| 뇌의 불안을 줄이는 샤머니즘의 구조 |


불확실한 것에 둘러싸이면 당연히 마음이 불안해져요. 이때 느끼는 혼란은 문제를 정의하거나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위험에 대응하는 편도체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담당하는 전측 대상피질을 과하게 자극하죠. 그런데, 샤머니즘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해석을 해요. 그 단순한 설명에 인지적 부하는 줄어들고 뇌는 안정되고요.


샤머니즘은 인류 역사 초기부터 오래된 역사를 가진 언어예요. 인간 내면의 감정, 억압, 트라우마를 신, 조상, 운명, 기운 등 상징을 통해 표현하는 시스템이죠. 이런 샤머니즘을 분석심리학자, 카를 융은 집단 무의식의 상징체계로 바라봤어요. 사람들이 마음속에 가진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는 노하우를 축적된 시간을 통해 쌓아 온 언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만, 지금 소비하는 샤머니즘에 조금 다른 점이 있어요. 이전에는 운세나 금기를 종교만큼 맹신했다면, 오늘날 무속은 ‘해석받는 경험’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거예요. 심리 서비스, 감정 콘텐츠, 자기 서사 도구로요. MZ세대는 셀프케어의 한 방식으로 무속이 오랜 역사를 통해 쌓인 노하우를 돈을 주고 소비하는 셈이고요. 퇴행이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삶의 모습과 예측 불가능한 미래 앞에서 자기 삶을 이해하려는 정서적 전략으로요.


그래서… 정신과 의사도 사주를 보냐고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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