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나누는 용기!
요즘 빠져있는 예능이 있어요. 기안84를 중심으로 빠니보틀, 이시언, 덱스 등 다양한 인물이 모여 낯선 여행지로 떠나는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시리즈예요. 2022년 방영한 1편에서 페루와 볼리비아를 횡단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후속 시즌 제작을 확정했어요. 올해 벌써 시즌 4까지 방영했고요. 수많은 여행 예능이 있지만, 유독 이 프로그램만 줄 수 있는 감동이 있는 것 같아요!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기안84는 인도 갠지스강의 물을 맛보거나, 마다가스카르 날생선을 뜯으며 온몸으로 현지를 경험해요. 낯선 상황에 느끼는 긴장감과 헤어질 때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않고요. 프로그램의 리더 같은 역할을 맡고 있지만, 능숙함과는 거리가 멀죠. 넷플릭스 <솔로지옥> 출연 덕분에 어딜 가든 사람들이 덱스만 알아보자, 본인도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어요.
그 옆에 있는 빠니보틀은 평소에도 스스로 ‘시대가 좋아져 방송에 나오는 사람’으로 소개하는 인물이에요. 246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지만, 옆에서 말없이 서포트하고 상황을 냉철히 관찰하는 역할을 자처해요. 그런가 하면 시즌3 마다가스카르 편에서 비 오는 날, 짐을 분실하고 분노의 감정이 요동치자 팬티만 입고 달리기도 했어요.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표출한 감정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짜릿했고요! 현장에서 하고 싶은 경험을 남의 시선이나 방송을 의식해서 감추지 않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시즌이 지날수록 내면 외면 모두 가장 성장한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소위 N 년 차 방송물을 먹은 사람들이 날 것의 감정을 드러내고, 인정할 건 빠르게 수긍하고, 약자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주는 감동이 있었어요. 꾸미고, 과장하고, 완벽한 모습만 편집하는 시대에 너무 귀한 용기고요. 보는 사람에게 서툴러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해요.
덱스나 유태오처럼 강하고 멋진 캐릭터도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요. <태계일주>에서만큼은 이들도 어딘가 더 자유로워 보여요. 편식하는 습관이나 약한 장지컬을 걱정하는 덱스, 고삐 풀린 소년처럼 노래하는 유태오는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잖아요! 현지인과 대결을 자처하다 실수하거나, 완벽한 피치가 아니어도 음악을 즐기는 모습에서 진한 사람 냄새가 나요. 그건 이들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요. ‘다른 출연진과 잘 어울릴까?’ 싶다가 어색한 식사와 서툰 대화 지나 어느새 가족같이 끈끈해진 모습을 보면 대견하고 부럽죠.
이렇게 외모, 성격, 배경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들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단단한 관계가 돼요. 못하는 것이나 실수는 쿨하게 인정하고, 불편하거나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에요. 덕분에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가고, 동료의 한계도 품고 배려할 수 있게 되고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축소판이자 이상적인 공동체 모델과 닮아있지 않나요?
기안84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만남 속에서 한계, 실수, 감정을 드러냈기 때문에, 강해 보이는 덱스가 이곳에서만큼은 어리광을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빠니보틀이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형들에게 돌리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반대로 이시언이 빠니보틀 생일에 맞춰 요리를 대접하려 고군분투하기도 하고요. 사람은 결국 관계 안에서 더 단단해져요. 계속 숨기기만 하면, 비슷한 패턴으로 갈등이 반복되기만 해요. <태계일주> 출연진은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닌데, 솔직할 용기 하나로 집에서 여행을 지켜보는 사람들까지 무장 해제시켜 버려요.
우리도 일상에서 그런 때가 있잖아요. 옆자리 동료가 나눈 실수담이 다시 시도할 용기를 주거나, 큰 상을 탄 영화감독이 사실 간식의 유혹에 매번 진다는 소식이 위로되는 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응원을 받는 사소한 순간이 쌓여 결국 세상도 변하는 거 아닐까요? 솔직할 용기도 전염성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