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적 사고 vs. 정민적 사고, 정답은 없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마음 선택하기

by Light Life

광고를 B급 코미디 영화처럼 만드는 팀, 돌고래유괴단에서 ‘짐빔 하이볼’ 광고를 제작했어요. 아이브의 장원영과 배우 박정민의 밈이 무려 4분 가까운 영상으로 재탄생했죠. 그런데 이렇게 긴 광고를 직접 클릭해서 본 사람들이 한 달 동안 100만 명을 넘었대요! 광고를 건너뛰려고 유튜브 프리미엄도 구독하는 시대지만, 사람들의 감정과 사고방식을 절묘하게 포착해 클릭을 부르는 거예요.


https://youtu.be/lcb1uUG3DkQ?si=LXVnynpOyxiWcRr3

짐빔 하이볼 광고, 잠시 보고 오실게요~ (출처: 돌고래유괴단 유튜브)


| 사고방식이 밈이 되고, 광고가 되다 |


영상은 파티 장면에서 시작해요. 장원영이 친구들 사이 하이볼 캔을 들고 ‘청춘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외치며 등장하는데요. 이때 박정민이 나타나 한 마디로 분위기를 가라앉혀요. ‘친구 없는데?’라고요. 그 뒤로 친구 관계, 가족 관계, 커리어, 연인 관계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마다 두 사람은 극명하게 다른 태도를 보여줘요. 긍정의 언어를 반복하며 상황을 환기하는 장원영과 상황을 있는 그대로 차갑게 받아들이는 박정민으로요.

tempImagevfLPpS.heic 럭키비키 원영적 사고를 바탕으로 완성한 장원영 캐릭터 (출처: 돌고래유괴단 유튜브)


이 광고의 시작엔 유퀴즈가 있어요. 장원영과 박정민이 각각 다른 회차에 출연해 경험을 이야기하는 중에 드러난 사고방식이 큰 화제가 되었고, 원영적 사고와 정민적 사고 밈이 탄생했거든요. 야근해서 피한 교통 체증, 비로 쫄딱 젖어 식힌 더위처럼 힘든 일을 웃어넘기는 원영적 사고가 당연히 추구해야 할 이미지로 떠오르기도 했어요. 그런데 하이볼 광고 마지막에 일어난 조용한 전환은 뭔가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 해요.


tempImageiBbTX8.heic 유퀴즈, 아이브 장원영 편 (출처: 유퀴즈 온 더 튜브)
유퀴즈, 배우 박정민 편 (출처: 유퀴즈 온 더 튜브)


| 그렇게 특별한 것들 없어도, 정말 정말 잘 됐다 |


원영적 사고는 낙관의 언어예요. 가벼운 한마디로 툭툭 털고, 억지로 웃으면서 나를 추스르는 태도만으로 때론 진짜 회복과 전환의 계기를 만들기도 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낙관이 항상 가능하거나 누구에게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사고 전환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책하거나 답답함을 토로하거든요.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것의 목적은 나를 위한 건데, 원영적 사고가 유일한 정답이 될 때 오히려 긍정하지 못하는 나를 비난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나 친구 없는데, 꿈 없는데’라고 말하는 정민적 사고는 자칫 냉소와 부정으로 오해를 받지만요. 그 안엔 오히려 지금 내 상황과 감정을 억지로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있어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힘은 또 다른 자기 회복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거든요. 애써서 기분을 전환하거나 타인에게 밝은 척하지 않아도, 이미 오늘 하루를 버티는 일에 온 힘을 쓰고 있다면 더욱 그렇고요.


tempImagemNgYks.heic 냉소적 현실주의자, 박정민 캐릭터 (출처: 돌고래유괴단 유튜브)


| 지금 나에게 어떤 마음이 필요할까? |


다시 하이볼 광고 결말로 돌아오면요. 집에 돌아온 박정민은 가족과 하루를 소소하게 마무리해요. ‘그렇게 특별한 것들 없어도, 난 아무렇지 않은데’라고 말하면서요. 거기에 장원영은 있는 그대로 ‘정말 정말 잘 됐다’라고 덧붙이죠.


하나의 태도를 선택하고 감정을 거기에 끼워 맞추면 내 감정을 무의식 중 억누르게 돼요.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사실 그때그때 나의 상황과 감정에 맞게 모드를 바꾸는 거예요. 기운을 내야 할 땐 원영적 사고처럼, 나를 보호해야 할 땐 정민적 사고를 오가면서요. 감정은 고정된 성격이 아니니까요. 뻔한 결말 같지만, 원영적 사고와 정민적 사고 중 정답은 없어요. 내 안의 다양한 감정 언어들을 그대로 마주하면서, 그때 그때 꺼내 쓰면 마음의 부담이 줄어들고요. 오늘의 당신은 조금 덜 밝아도, 그냥 그대로 하루를 버텨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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