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견뎌라!

미셸 오바마가 이야기하는 행복 중독 세대

by Light Life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견뎌라.’ 미셸 오바마가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IMO(In My Opinion)’에서 두 딸을 비롯한 요즘 세대에게 메시지를 전한 말입니다.


미국 첫 흑인 ‘퍼스트레이디’이자 작가로 이름을 알린 미셸 오바마는 그 누구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은데, 왜 이런 말을 꺼냈을까요?


우리는 ‘영원히 행복할 어딘가’를 꿈꾼다


미셸 오바마는 요즘 20대 청년들이 ‘영원히 행복할 어딘가에 착륙하는 꿈’을 꾼다고 말했어요.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빛나는 SNS 순간들. 그 어딘가 도착하면 마치 계속 행복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하지만 그런 상태는 존재하지 않아요. 성취의 도취는 잠깐이고, 파티는 항상 끝이 있고, 우리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게 돼요.

‘이 정도면 괜찮은 상황인데, 왜 만족이 안 될까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예요.

문제는 상황이 아니라 기대의 구조! SNS는 행복을 ‘항상 유지되는 상태’처럼 보이게 만들고, 빛나는 장면에만 반복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은 평온한 하루를 어딘가 부족한 실패처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은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날들과 특별하지 않은 중간 지대가 차지하는데도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고 설명해요.


tempImageOqmQ6S.heic 키키 팔머도 미셸의 말에 공감하며, 누구나 그런 시기를 지날 때가 있다고 덧붙였어요. (출처: IMO 팟캐스트 'Keke Palmer' 편)


사람의 뇌는 행복의 순간, 상승하는 곡선을 탔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기준선으로 돌아오는 특성이 있어요. 최적화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 때문이에요. 이 기준선을 ‘불행’으로 해석한다면 홀로 뒤처지는 듯한 조급함과 어색한 지루함 역시 기본값이 됩니다.


행복 강박과 중독이 만연한 시대


대부분 사람들은 항상 즐겁고, 항상 만족스럽고, 항상 잘살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껴요. 정서의 균형을 맞추는 지루함이나 허무함을 결함처럼 취급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미셸의 어린 시절은 부유하지 않았고, 일상 속에서 압박과 결핍을 느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셸이 부모님께 들었던 ‘어느 위치에서든 만족할 줄 알라’는 말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분명해요. 삶이 종착지가 아닌 ‘되어가는 과정(Becoming)’이라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가장 높은 지위와 영향력을 가졌던 인물이기에, 그 롤러코스터 위에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더 혹독히 익혀왔을 거라 짐작합니다.


tempImageZch4pC.heic 미셸 오바마의 친오빠 크레이그 로빈슨(중앙)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요. (출처: IMO 팟캐스트 'Keke Palmer' 편)


만족할 줄 아는 태도는 곧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특별하지 않은 채로 통과하는 힘이에요. 이는 상승 곡선 이후 맞이한 감정의 내리막에 꼭 필요한 회복탄력성과 연결되어 있어요. 내려온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주도적으로 다시 끌어올리는 힘으로 작동하니까요.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견디는 방법


현재에 만족하고 그냥 사는 것은 자칫 체념으로 비칠 수 있지만, 본질은 현재를 인정하는 태도예요. 성취는 어느 시기에 왔다가 또 떠나고, 어떠한 SNS, 직책, 연봉도 영원한 행복을 보장하지 않아요. 그래서 마음을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두고 지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능력, 뭔가 거창하고 어려운 것 같지만, 나와 나의 현재에 집중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어요. 지루하면 지루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아 내가 지금 이렇게 느끼는구나.’ 인식하는 것이 곧 정서적 성숙이고요. 내 접시에 놓인 음식, 지금 하고 있는 일, 함께하는 사람을 그 자체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면 충분해요.

행복은 목표가 아니에요. 삶이 남긴 부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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