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 분배, 그리고 재분배
대를 이어 뭔가를 한다고 하면 긍정적인 느낌도 있지만 부정적인 느낌도 있다. 세습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능력주의에 대한 대두는 능력주의에 대한 맹신보다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야만 물려받을 것 없는 사람도 좋은 자리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4대 보험을 제공하는 일자리 중 보수적으로 봐도 50% 이상이 가족경영기업이다. 즉, 부모가 경영인이면 자식이 경영인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사회라는 의미이다.
이런 사회에서 능력 주의는 무능한 엘리트를 유능한 엘리트로 대체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능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기업 본연의 기능을 유지한다고 하면 능력에 기반한 경영권의 세습은 나쁘다고 만은 볼 수 없다.
다만,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이 커진 사회라면 불평등의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이 1차적으로 분배를 맡고, 정부가 2차적으로 재분배를 맡는 역할 분담은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그나마 우리 사회가 시도할 수 있는 차선책이지만, 첫단추가 잘 못 끼워진 상태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참고 : 우리나라만 가족경영기업이 높은 것은 아니다. - 미국 54.5%, 영국 76%, 호주 75%, 스페인 71%, 한국 68.3% 과거 KDI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