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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일기 14.

직원 하나가 사고쳤다

by Staff J

1. 불쾌함


직원 하나가 사고 쳤다.


자세하게 남길 수는 없지만, 거래처와의 관계에서 지저분한 짓을 했고, 그 것을 레버리지 삼아서 개인의 잇속을 아주 잘 챙겨드셨다. 자기 승진 했다고 거래처에 화환 보내라고 갑질하고.


내보냈고, 법무사 도움 받아 거래처들 전화 해서 자료 취합한 뒤 동의하는 곳은 합해서 소송 걸었다.



2. 즐거움


직원 집에 경사가 있었다. 둘째가 태어난 것이다.


지금처럼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는 때에 둘이나 낳았다는 건 애국자라는 의례히 하는 덕담들이 오갔다.


연말정산시 출산 관련 세액공제를 받아야 하니 관련 서류들 챙겨 놓으라고 주지시켜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3. 이 배에서 내려!


위에서 소개한 즐거움에 해당하는 사람과 불쾌함에 해당하는 사람이 동일인이라고 해보자.


인간적으로는 직원의 가족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법으로 만들어진 법인을 대리하는 입장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배꼽달린 자연인으로서의 그런 마음은 접고 결정해야 한다.


"이 배에서 내려!"


회사라는 배에서 내리라고 말하는 것은 죽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그래도 배가 침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4. 죄는 미워하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였으나, 아무리 극 T라 하더라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거다.


어쨌든 일은 처리되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또 내 마음은 한꺼풀 더 두꺼워질거다.


이러다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게 맞을까? 아니면 그래도 빨간 피 나오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게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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