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것처럼 보이는 것이 가장 어렵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식하고 상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우리는 가까운 사이라도 정치적으로 다른 생각을 갖는 상대를 만나는 것이 점점 불편해지는
세상을 살고 있다.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남의 말을 들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서로 불신과 증오로 가득 찬 채
대화를 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니 어떤 연고나 이해관계를 떠나서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고
다른 생각에 열려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자유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화할 수 있는 자세와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갈등 해결과 쟁점들을 판단하는 게 어려워지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모두
추락한다. 온갖 편법과 조직적 행동, 시위 등으로 규칙을 어기면 민주주의는 위험해진다.
무조건 어느 한 편을 들어야 하고 끊임없이 다른 편을 공격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고 하면 안 된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보다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우선이다. 당장 입장을 취하기 전에 좀 더 그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시간을 가지고
진지하게 생각는 게 중요하다.
“모든 사물들은 이유와 원인들이 있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즉각적 이거나 시간이
걸리는 면들을 갖고 있으며, 모든 사물들은 또한 아주 멀리 그리고 아주 다르게
놓여 있는 자연적이고 알 수 없는 관계 속에 서로 작용한다.
따라서 전체를 모르면서 부분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더욱이 부분들을 잘 알지
못하면 전체를 더욱더 알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
- 파스칼 <팡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