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평범성'에 대한 제고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오용되고 있다. 당시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며
보고서에 쓴 저널리스트의 수사에 불과한 것인데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회자된다.
아렌트는 ‘악’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고통과 무자비한 죽음을 어떻게
용인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도 모두 악을 저지를 수 있다고, 인간이란 실수할 수 있다고 하면서 죄를 희석하면 될까?
인류 역사상 인간성을 거스르고 일어난 큰 사건이다. 악은 악이고, 근절돼야 한다. 분명히 죄 없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가스로 죽게 만든 악행이 평범한 것일까? 유대인이란 이유로 박멸해야 할
해충처럼 여긴 사람이다. 범죄를 저지른 자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드는 상황에서
처벌을 약화시킨다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한 경각심은?
진실을 덮고 거짓말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 어떤 이념이나 인간을 절대화하는 집단의식에
매몰되는 것,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평범하지 않다. 다 사라져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