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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심리학자가 말해주는 취향 찾는 법

자기 자신이 되는 길

by Dreamy Psychologist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인정받기 위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다. 대학교를 다닐 적엔 퍼스널 컬러도 찾아보고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해진 뷰티 유투버인 레어리에게 대학원생 주제에 너무나 거금인 20만 원을 들여가며 스타일링 컨설트를 받기도 했다. 난 정말 예뻐지고 싶었다. 내가 가진 모든 포텐셜을 다 써서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호감을 사고 싶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남과 다른 특별한 존재였으면 좋겠고 타인과 나를 구분 짓고 고고 한척하길 좋아했다.


참 나는 얼마나 아이러니한 존재인가.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보편성과 나만의 특별함이라는 독자성을 둘 다 얻길 원했다. 마치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바라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래 인생은 이분법적인 것이 아니니, 인생에선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상해도, 쌉싸름하지만 동시에 부드러운 카페라테는 가능하다. 가능한 걸 넘어서 너무 좋다.


이런저런 나만의 스타일 찾기에 돈을 쓰고 시간을 쓰며깨달은 것은 결국, 나의 특별함은 타인이 개발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은 자신만의 미감을 개발한 사람이며 그 미감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전문가가 추천해 준 것들이 다양한 이유로 내 눈에, 내 상황에 꼭 들어맞을 순 없었다. 타인의 마음에 드는 내 모습을 찾을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내 눈을, 귀를, 피부 끝을, 코를, 입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을 내 상황에 맞춰 부지런히 느끼고 관찰해야 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그 좋았던 또는 싫었던 감각들이 시간을 지나 꾸준히 쌓이며 나에 대한 정보가 되고, 이 정보들이 모여 나의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걸, 난 오랜 심리학 공부 끝에서야 깨달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제라도 마음의 눈을 밖보다는 안으러 돌려, 당신의 눈에, 귀에, 혀에, 피부에, 코의 감각을 누려보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의식에 영혼의 감각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은 정말 특별하고 사랑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왜냐면 당신은 더 이상 타인의 인정에 굶주리지 않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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