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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라는 것

자유는 고유함이 가진 가장 고유한 것이다

by 보라색 콩


타국에서 혼자 살며 내가 느꼈던 것은

외로움은 광활한 세상에서

내가 혼자라는 것을 인정했을 때 온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것 같고

내가 사라지더라도

아무도 모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들이면서 온다.


그럼 문득 모든 게 무서워지는 순간이 있다.

아무것도 혼자 할 수 없을 것 같고

혼자라는 것이 두려울 때,

마음은 조급하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불안과 인정이라는 명목으로 바쁘게 성취를 쫒을 때

무언가 시작하기가 콱 막힌 것처럼

또는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두려울 때

나 자신이 작아져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혼자라는 것을 인정했을 때

따라오는 것이 있다.

나는 내가 혼자라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나는 혼자로서 온전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나는 혼자로서 주체적인 삶의 주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나는 혼자로서도 고유하고 꿈꿀 수 있는 사람이며

내가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것과

온전하게 내 세상을 채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혼자로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하지만

나는 혼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선택들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체적이고 고유한, 온전하고 독자적인 혼자는

한정적이지만 무한한 자유를 갖고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자유는 아무도 짓밟지 못하며

고유함이 가진 가장 고유한 것이다

스스로 선택하고 인정하며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나는 혼자로서 앞으로 나아가고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며

다른 고유함을 만나며 배우고

아무도 짓밟지 않은 채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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