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색깔이란 무엇일까?
색깔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 단순히 시각적 표현을 넘어서 사회, 문화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난 내가 색깔에 집착하고 있다고 느낄 만큼, 그것이 주는 특별한 감각과 느낌을 사랑한다.
색깔은 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어떤 색을 칠할지 고르다 보면, 마치 사람의 성격을 정해주는 기분이 든다.
내가 부여한 색의 정의는 경험의 시각적 표현이다.
우리 삶에서 색깔은 세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1. 물체에 대한 첫인상(전체적인 분위기)
우리가 물체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색깔을 인식한다. 색을 통해 물체의 분위기, 나아가 물체에 대한 정보를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별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빨간색과 파란색을 봤을 때 차가운지, 뜨거운지 무의식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색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들을 내포한다.
또한, 색깔을 봤을 때 물체나 이미지가 함께 연상된다. 자연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초록색이 생각나거나, 신선하고 건강한 이미지로 느껴지는 것처럼.
하지만 왜 우리가 이런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전달받을 수 있는 것일까?
우리의 경험이다. 우리는 수년동안 진화를 거치며, 색이 담긴 물체와 풍경을 경험해 왔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관찰하고, 느끼고, 발견하고, 경험해 왔다.
물과 불을 관찰하고, 경험하고, 자연 속에서 생활해 왔다.
이런 경험으로 바탕으로, 특정 색을 봤을 때 '느낌'과'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만약 모든 풀과 나무가 초록색이 아니라 주황색이었다면, 우리는 주황색을 보고 편안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하늘이 분홍색이었다면, 물을 파란색이 아니라 분홍색으로 떠올리지 않았을까?
하나의 색에 특정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의 생활에 매일 노출시킨다면 그 색 또한 하나의 정보가 되지 않을까?
위험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모든 창조자(디자이너, 예술가, 건축가 ) 들이 합세해 특정 색을 생활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면,
필연적으로 우리의 무의식 속에 그 메시지가 자리 잡는다.
2. 환기하는 역할
색 하나는 정보에 가깝지만, 색이 조합되었을 때
그 자체로 새로운 이미지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모든 색들이 우리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인지된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결국 환기된다"혹은 색감이 인상적이다"라는 말은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풍경을 보듯이, 실제로 새로운 경험을 하는듯한 감각이 드는 게 아닐까?
3. 색의 역동성과 다양성
똑같은 색이어도 본인의 경험이나 사회적 인식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색에 대한 사회, 문화적 인식은 수백 년에 걸쳐 계속 변화해 왔고, 우리의 보편적인 인식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같은 사람이어도 같은 색에 대한 느낌이 경험과 생각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결국 색은 경험의 '이미지버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시각요소로 치부하기엔,
우리의 경험, 생각과 같이 다른 존재와 함께 연결되는 통로 같은 존재가 아닐까?